'위대한' 박지성의 일침, "한국 축구의 근간이 흔들렸을 때가 위기다, 지금이 그렇다"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박지성. 그가 한국 축구를 위해 쓴소리를 던졌다.
박지성 전북 현대 테크니컬 디렉터는 12일 'MMCA: 주니어 풋살'에 참여한 뒤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최근 논란이 된 홍명보 한국 대표팀 감독 선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냉정했고, 예리했으며, 진심이 묻어 나는 발언이었다.
박지성은 먼저 "첫 번째 드는 감정은 슬픔인 것 같다. 한국에서 축구를 시작했고, 아직도 축구라는 분야에 있지만 우리가 이것 밖에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두 번째로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었는가에 대한 아쉬움이 커서 축구인으로서 너무 슬픈 상황을 맞이했고, 마음이 상당히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적으론 진실이 답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진실을 알아야 해결책을 가질 수 있고, 이미 대한축구협회의 신뢰는 떨어졌고, 회복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거라 생각한다. 회복의 시작을 위해서는 진실을 말하고, 사실대로 말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절차를 밟아서 감독을 선임하겠다는 약속 자체가 무너졌다. 당장 사실을 말하더라도 받아들일 사람이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내부 고발을 한 박주호에 대해서는 "상당히 무력감을 느꼈을 거라 생각한다. 절차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그 자리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느껴지는 무력감이 상당히 컸을 것이다. 좋은 사람들을 데리고 들어와도 결국 그 행정절차가 투명하지 않고 올바른 시스템이 있지 않으면 결국 그렇게 영입한 좋은 인재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제물로 써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부분이 가장 안타까운 결과인 것 같다"고 내뱉었다.
박지성은 지금이 한국 축구의 진짜 위기라고 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한국 축구의 위기라고 할 때, 그 위기는 대표팀의 위기였기 때문에 나는 위기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한국 축구의 근간이 흔들렸을 때가 위기라고 생각한다. 지금이 그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몽규 회장 사퇴에 대해서는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다.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협회장이 내려와야 한다, 외부의 압력이 어디깢 할 수 있을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회장님이 스스로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인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고, 회장님이 그만둬야 했을 때 대안이 있는지도 고민을 해봐야 한다. 그렇지만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하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축구협회를 바라보는 시선들을 재확립시키고 신뢰를 심어줄 지가 우선시 돼야 하는 부분이다. 그 상황에서 그 답이 맞는 거라면 그렇게 해야 하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을거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박지성은 "결국 감독 선임 번복을 하느냐, 마느냐는 축구협회와 홍명보 감독님의 결정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쉽사리 지금 상황에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지에 대한 걱정은 남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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