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야···언 마음 녹여 꽃 피우길"
모지안 앵커>
오는 14일은 제1회 북한이탈 주민의 날입니다.
성공적인 정착과 화합을 위해 그들에겐 과연 무엇이 필요할까요.
우리 사회에 안착한 북한이탈 주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김민아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김민아 기자>
'하나원' 3기 수료생인 박영남씨는 초기 정착 때만 해도 남북하나재단, 하나센터 등 지원시설이 부족했지만 지금은 많은 곳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녹취> 박영남 / 1999년 하나원 수료
"제 발로 다 뛰어서 직장 구하고 그랬죠. 담당 형사분들이 많이 도와주고 고생했죠."
세 딸과 함께 중국을 거쳐 탈북한 지 5년 만에 국내로 들어온 마선희 씨는 컴퓨터 교육 등 하나원의 교육 프로그램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마선희 / 2003년 하나원 수료
"고기를 잡아주는 게 아니라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줘야 한다는 말이 와 닿았습니다."
2003년, 남한에 뿌리를 내린 김성남 씨.
하나원 시절 만난 자원봉사자와의 인연으로 사회복지학 박사 학위까지 취득했고, 이제 1천600여 명의 탈북민을 담당하는 하나센터장이 됐습니다.
김 씨는 힘들게 한국에 온 후 사기를 당하는 사례들이 가장 안타까웠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김성남 / 경기서부하나센터장
"비트코인, 다단계 이런 데 막 끌려다녀요. 자기를 위해 쓰는 돈이 아까운데 어느 날 갑자기 몇백만 원짜리 옷 사 입고... 지인들이 권유했기 때문에."
상담할 때마다, 자립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는 김 씨는 탈북민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사회적 고립감' 을 해소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고령층의 탈북민의 경우, '문화누리 카드'를 받아도 문화생활을 하기 어렵다며 횟수와 한도를 정해 외식에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녹취> 김성남 / 경기서부하나센터장
"근처에 어느 음식점 같은 데서라도 식사할 수 있게끔 조금 열어주면 (좋을 것 같아요.) 가장 중요한 건 집에서 은둔하지 않게 밖으로 자꾸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는 거예요."
꽁꽁 언 아스팔트 밑을 뚫고 꽃이 나오듯, 북한이탈주민을 경계의 눈초리보단 '이웃'으로 바라보는 따뜻한 눈길이 필요하다고도 덧붙였습니다.
녹취> 김성남 / 경기서부하나센터장
"목숨 걸고 몇 개국을 거쳐서 오다 보니까 온몸이 상처투성이에요. (대한민국의) 건강한 토양과 탈북민을 바라보는 따뜻한 마음이 이 상처 입은 사람들을 이렇게 보듬어주고 만지고 해서..."
북한이탈주민법이 처음 시행된 7월 14일을 '북한이탈주민의 날' 기념일로 정한 정부.
녹취> 김인애 / 통일부 부대변인
"통일부는 제1회 북한이탈주민의 날 기념일을 계기로 자유를 찾아온 북한이탈주민의 성공과 꿈을 향한 도전을 응원하고, 탈북민과 함께하는 통합문화를 더욱 넓혀가도록 하겠습니다."
'자유를 향한 용기, 통일로 가는 여정'을 주제로 전국 각지에서 기념식과 함께 다양한 행사를 열어 북한이탈주민의 성공적 정착을 격려하고, 남북주민 화합을 도모할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김태형 한기원 임주완 / 영상제공: 통일부 UNITV / 영상편집: 조현지)
KTV 김민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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