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서 2년간 10승 하고 ML에서 5승·ERA 2.82…은근한 KBO 역수출 신화, 최고의 전반기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에서 2년간 10승을 따냈다. 당시에도 투구내용에 비해 승운이 안 따른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랬던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제대로 실력을 보여준다.
알버트 수아레즈(35,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메이저리그 복귀 시즌에 최고의 전반기를 보냈다. 1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 파크 앳 캠든야즈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6피안타 4탈삼진 2볼넷 4실점으로 시즌 3패(5승)를 떠안았다.
5이닝 10피안타 5실점을 기록한 6월24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을 제외하면, 올 시즌 가장 안 좋은 내용이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수아레즈를 욕할 수 없다. 마이너계약으로 영입한 선발투수의 전반기 성적이 19경기(선발 12경기) 5승3패 평균자책점 2.82, 70⅓이닝에 피안타율 0.237, WHIP 1.24, 탈삼진 55개다.
규정이닝을 채웠다면 평균자책점 아메리칸리그 7위다. 시즌 도중 잠시 구원으로 돌아섰던 기간에 꼬박꼬박 선발 등판했다면 또 다른 KBO리그 출신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 평균자책점 2.99)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수도 있었다.
수아레즈는 2016년과 2017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메이저리그 경력을 시작했으나 이후 일본프로야구와 KBO리그를 전전했다. 삼성에서 통산 49경기서 10승15패 평균자책점 3.04에 그치면서 미국 도전이 큰 기대가 되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메이저리그에 진입만 하면 성공이라는 시선이 많았다.
그러나 대반전의 전반기를 보냈다. 8년만에 빅리그 승리투수의 맛을 다시 보기도 했다. 볼티모어는 에이스 코빈 번스 외에 몇몇 부상자가 있다. 페디의 트레이드 유력 구단 중 하나일 정도로 선발투수 보강에 나선 상태다. 수아레즈가 선발진 후미를 지켜주지 못했다면, 볼티모어의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 등극은 불가능했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수아레즈는 전반기에 평균 95마일의 패스트볼을 뿌렸다. 피안타율은 0.252. 커터, 체인지업, 커브 순으로 구사했다. 커터 피안타율이 0.289로 높지만, 체인지업과 커브 피안타율은 0.154, 0.167로 안정적이었다.
포심과 체인지업의 구종가치가 각각 4, 6이다. 커터는 리그 평균보다 수직무브먼트가 1,3인치 좋고, 체인지업은 리그 평균보다 수평무브먼트가 2.5인치 더 좋다. 포심은 리그 평균보다 수평무브먼트가 1.8이니 더 좋다. 여러모로 빅리그에서 던질 준비가 된 투수였다.
페디가 2023시즌 KBO리그를 평정하고 2년 1500만달러에 화이트삭스로 향할 때, 성공 여부에 대한 많은 관심이 쏠렸다. 페디는 기대대로 연착륙했다. 반면 수아레즈는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음에도 페디에게 버금가는 성적을 내며 대반전의 전반기를 보냈다. 은근한 KBO 출신 메이저리그 역수출 신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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