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조직개편 추진, KBS본부 "분사, 외주화 정지 작업"
KBS가 예능센터·드라마센터·편성본부를 합친 콘텐츠전략본부를 신설하고, 기술본부 규모와 시사교양1·2국이 속해있는 제작1본부의 제작기능을 축소하는 등의 조직개편을 추진한다. KBS 사측이 이 같은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12일 설명회를 통해 노조에 알렸는데 사실상 “특정 업무를 분사, 외주화하기 위한 정지 작업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2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성명에 따르면 KBS 사측은 현재 ‘1실 6본부 3센터 46국’인 본사 조직을 ‘1실 4본부 6센터 36국’으로 개편을 추진한다. 본부는 2개, 국은 10개 줄어드는 대신, 센터는 3개 더 늘어나게 된다. 구체적으로 예능센터·콘텐츠 사업국·광고국이 있는 제작2본부와 드라마센터, 편성본부가 ‘콘텐츠전략본부’로 합쳐진다. 또 현재 기술본부 산하 7개 국(제작기술센터 산하 포함)들도 일부 통합돼 조직이 축소된다.
KBS본부는 “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광고 매출과 직결된 예능, 드라마 등과 편성을 합친 콘텐츠 전략본부를 신설하고 기존 제작1·2본부를 해체하는 것과 기술본부의 대규모 축소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기술본부 조직 축소에 대해 KBS본부는 “통합되는 국의 경우 하나의 국 안에 이질적인 업무가 섞이고 있다. 또 한 개 국에 200명 가까이 인원이 근무하는데 업무와 인력관리가 가능하냐는 지적이 나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측은 ‘회사 생존을 위해 인력 효율화가 돼야 새로운 성장 동력에 필요한 조직 신설할 수 있다’는 당위성만 강조하거나, ‘향후 10년 기술직군의 35%가 줄어들 예정’이라 문제될 것이 없다는 식의 무책임한 답변만 내놓았다”며 “기술인력 35% 줄어든다는 건 신규채용을 않겠다는 것인가. 기존업무를 줄어든 인력으로 감당할 대책은 마련되어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사측은 제작1본부 산하 시사교양국에서 맡고 있는 시사 프로그램의 보도국 이관 방침도 알렸다. 사실상 ‘추적60분’ 등 PD 저널리즘 기능을 축소하고, 교양 분야만 맡게 되는 셈이다. 이에 KBS본부는 “사측은 시사 프로그램의 보도국 이관으로 공정성과 신뢰성이 제고 될 거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해당 방식은 과거 여러 차례 시도됐지만, 직종 간 업무 성격의 이질성과 과도한 아이템 검열 등 제작 자율성 문제가 발생하면서 결국 원상복구됐다”면서 “사측은 ‘과거와는 다르다’, ‘경쟁력과 공영성에서 시너지가 날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 할 뿐, 왜 다른지 그 판단에 대한 신뢰할만한 근거는 전혀 제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KBS 경영진은 해당 조직개편안에 대해 향후 이사회에 보고하면, 이사회는 심의·의결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3월4일 박민 KBS 사장은 공사 창립 51주년 기념식에서 “가까운 미래의 KBS는 공정과 신뢰의 ‘공영방송 KBS’, 고품격 제작스튜디오 (가칭) ‘콘텐츠 K’, 복합방송문화공간 (가칭) ‘K 스튜디오’라는 세 개의 중심축으로 환골탈태할 것”이라고 말했다.
KBS본부는 12일 성명에서 “심지어 이번 조직개편이 특정 업무를 분사, 외주화하기 위한 정지 작업이 아니냐는 의심마저 커지고 있다”며 “나아가 ‘KBS 장악 문건’에서 언급한 KBS의 규모와 경쟁력, 영향력을 축소시키기 위한 술수 아니냐는 말까지 나올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지난 몇 달만에 마련한 조직개편안은 전략기획실의 몇 명에 의해 철저히 비밀에 붙여진 채 작성됐다. 그 과정에서 정작 청취되었어야 할 구성원들의 의견은 철저히 무시됐다“고 지적했다.
KBS본부는 “임기가 불과 다섯 달 남은 사장이 조직을 개편한다는 점에서 시기도 맞지 않고, 밀실에서 구성원의 의견도 묻지 않고 마련해 그 방식도 타당하지 않다”며 “시행의 이유와 효과조차 설명하지 못하는 조직개악안을 즉각 철회하라”고 사측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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