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짓는 게 겁이 나…" 수확 앞두고 침수 피해 막심
피해 농민 "이걸로 먹고 사는데…큰일 났다"
나흘간 쏟아진 비에 축구장 14000개 크기의 농경지가 물에 잠겼습니다. 당장 출하해야 할 작물들이 못쓰게 돼, 농민들이 손해를 고스란히 감당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은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흙탕물이 비닐하우스 단지에 들어찼습니다.
둥그런 지붕들만 물 밖에 나와 있습니다.
고금택 씨도 여기서 수박을 키웠습니다.
사람 머리보다 컸던 수박들, 지금은 흙에 반쯤 처박힌 채 썩고 있습니다.
[고금택/전북 익산시 망성면 : 비가 앞도 안 보이고, 한두 시간 내에 엄청 퍼부으니까 감당을 못 하겠더라고.]
곧 내다 팔기로 계약금까지 받아둔 1만 통이 다 못 쓰게 됐습니다.
[고금택/전북 익산시 망성면 : 막연하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그런다고 누가 도와주는 것도 아니고…]
지난해에 이은 물난리에 농사짓는 게 겁이 날 지경입니다.
[기계실도 지금 다 잠기고…]
역시 1년 전에도 물에 잠겼던 양계장입니다.
[백현수/전북 익산시 용안면 : 닭 7만5000마리 다 폐사되고 그거 치우는 데만 네 달이 걸렸어요.]
이제야 다시 닭 기를 수 있을 만큼 정리했는데, 다시 엉망이 된 겁니다.
지난 7일부터 나흘간 내린 비에 전국 농경지 1만34ha가 침수됐습니다.
축구장 14000개가 넘는 면적입니다.
충남과 경북, 전북 순으로 피해가 심했습니다.
정부가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검토하고 있지만, 피해를 온전히 보상받기는 어렵습니다.
[이경희/충북 영동군 : 하루 지나면 포도나무 뿌리가 썩거든요. 이거 가지고 먹고 사는데 이거마저 없으면 큰일 났죠, 우리는.]
기후 변화로 폭우가 더 잦아질 거란 전망에 농가의 걱정은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김관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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