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이 번트 완벽했다…몸 아끼라고 했는데, 언행불일치” KIA 꽃범호 즐거운 자책, 염갈량 허 제대로 찔렀다[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김)도영이 번트 작전은 내가 냈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21)의 11일 잠실 LG 트윈스전 1회 기습번트안타는 자신의 판단이 아닌, 이범호 감독의 지시였다. 김도영은 0-0이던 1회초 무사 1,2루서 LG 선발투수 임찬규가 초구 체인지업을 가운데로 던지자 갑자기 번트 자세를 취해 절묘하게 3루 방향으로 보냈다.
LG가 전혀 대처할 수 없었다. LG는 당연히 타격감이 좋은 중심타자 김도영이 강공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번트 대비를 전혀 하지 않았다. 때문에 김도영의 번트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KIA는 무사 만루 찬스서 최형우와 나성범이 잇따라 희생플라이를 날렸고, 김선빈의 1타점 좌전적시타를 묶어 3점을 선취했다.
야구센스가 넘치는 김도영이 자발적으로 댄 번트가 아니었다. 이범호 감독이 LG와 염경엽 감독의 허를 찌른 결과였다. 이범호 감독은 12일 광주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도영이 번트 작전은 제가 냈다. 문보경(LG 3루수)이 도영이가 나올 때 베이스 뒤쪽으로 2~3발 가 있길래”라고 했다.
상대전적도 감안했다. 이범호 감독은 “(최)형우와 (나)성범이가 임찬규에게 잘 치고, 도영이는 임찬규에게 좀 약했다. 기습번트도 잘 대니까. 파울이 나오면 그냥 치게 하려고 했는데 워낙 번트를 잘 대는 친구라 완벽하게 대더라. 살아줘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했다. 실제 김도영은 임찬규에게 이날 전까지 2타수 무안타였다.
이범호 감독은 웃더니 “나갈 때 도루도 아끼고, 러닝도 많이 해서 몸 아끼라고 했는데 (기습번트 지시를 해서)빨리 뛰게 했다. 언행 불일치”라고 했다. 그러면서 “워낙 번트를 잘 대는 친구다. 작전 실행도 잘 하는 친구다. 투수 상대전적을 보고 형우와 성범이가 쳐줘서 초반에 2점 정도 달아나면 승산 있겠다 생각하고 경기에 들어갔다”라고 했다.
결과적으로 KIA는 1회에 3점을 뽑으면서 기선을 제압했고, 선발투수 캠 알드레드의 호투를 더해 4-2로 이겼다. 경기후반 불펜이 실점했지만, 6연승을 완성했다. 이범호 감독이 LG와 염경엽 감독의 허를 제대로 찌른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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