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하준, 두려움·나약함에서 '졸업' [인터뷰]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졸업' 위하준이 첫 로맨스 주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한 단계씩 자신 길을 확장하고 다지고 있는 그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진다.
'졸업'(극본 박경화·연출 안판석)은 스타 강사 서혜진(정려원)과 신입 강사로 나타난 발칙한 제자 이준호(위하준)의 설레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위하준은 극 중 기적의 1등급 대치동 키드 출신이자 서혜진이 아끼는 제자이자, 서혜진을 짝사랑하는 연하남 이준호 역으로 분했다.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이란 커리어를 갖고 있는 이준호는 우연히 서혜진의 광고를 보고 퇴사를 결심했다. 이후 서혜진이 다니는 학원의 동료 강사가 돼 자신의 꿈, 사랑을 찾는 캐릭터였다.
위하준은 이준호에 대해 "도라이 같았다"고 해 웃음을 안겼다. "전형적인 멜로드라마 속 전형적인 남자 주인공의 행보가 아니다. 현실에서 볼 수 있는 거침없는 요즘 청년, 어디로 튈 줄 몰라 대본을 보며 순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었지만 다채로운 매력이 있구나 싶었다. 재밌다란 부분에서 매력을 느낀 것 같다"고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러한 애정은 연기에 고스란히 묻어났다. 자신과 닮은 점, 다른 점을 그대로 수용하며 위하준표 이준호를 만들어낸 그는 "일단 살아온 환경을 완전히 다르다. 실제 전 시골 지방에서 살아온 친구고 준호는 대치동 출신 친구다. 하지만 하고자 함에 있어서 저돌적으로 돌파하고 직진하는 모습, 연애관, 일적인 부분이 닮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미성숙한 부분도 대본으로 봤을 땐 부정했는데, 하면 할수록 나도 미성숙하고 나약한 사람인데라는 생각 때문에 점점 공감이 되더라. 그런 과정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에서 희열도 느꼈고, 저 또한 앞으로 성숙하고 지혜롭게 살아봐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된 것 같다"고 진솔하게 밝혔다.
위하준은 자신의 실제 고등학교 시절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는 "집은 섬에 있고 학교는 완도 읍에서 생활하다 보니 기숙사에 있었다. 공부를 시키는 기숙사라 군대처럼 지냈다. 고3 5월까지 버텼던 것 같다. 저는 배우 쪽에 꿈이 있어서 틈틈히 춤 동아리로 스트레스를 해소했다. 조용히 학생회, 선도부, 댄스부도 했었고, 고3때 서울로 상경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저는 농어촌 전형으로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는 희망에 있던 학생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꿈에 대한 갈망이 있어서 부모님께 편지 한장 놓고 서울로 올라왔다. 서울 올라와서 대학을 갔지만 등록금이 아까워 자퇴한 뒤 군대에 갔다. 다녀와서 배우로서 조금씩 나아가다 보니 이렇게 인터뷰 자리까지 오게 됐다.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도전하려고 한다. 이준호에게 더 공감됐던 부분"이라고 전했다.
위하준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이후 박판석 감독과 6년 만에 재회했다. 당시엔 조연이었으나, 이번엔 당당히 로맨스 남자 주인공으로 만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위하준은 "처음 '졸업' 제안을 받았을 때, 스스로에게 보람을 느꼈다. 너무 유명하신 감독님이 이런 좋은 작품을 제안 주신 게 제가 5년 동안 작품을 쉬지 한 것에 보상, 결실을 맺은 것 같았다"고 벅참을 드러냈다.
동시에 "그만큼 책임감과 부담감을 느꼈지만, 그간 장르물에서 액션을 많이 하다 보니 되려 묶여 있는 느낌이었다. 무게감도 지켜야 했고 감정 표출을 많이 드러내지 않았던 것 같은데, 이준호를 하면서 마음껏 움직일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기회를 열어주신 감독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몰랐던 자신, 성장 가능성 있는 자신을 만났다는 위하준이다. 그는 "많이 인정해 주고, 저도 큰 도움을 받았다. 감독님이 '너는 예상치도 못한 부분에서 진짜 리얼한 연기가 나온다'고 하더라. 저는 그 부분이 정확히 뭔지 아직까지 모르겠다. 앞으로 고민하고 발전시켜 봐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 '최악의 악' '경성크리처' 등 장르물에서 두각을 드러내온 위하준. 그는 '졸업'이라는 첫 멜로물을 필모그래피에 성공적으로 추가했다. 올해 12월 '오징어 게임' 시즌2 오픈도 앞두고 있다.
그는 "어떤 다양한 장르가 와도 다 소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긴 같다"며 "조금 더 대중들이 원하고 좋아하는 결의 역할도 해보고 싶다. 코미디 장르도 섞인 로코물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어느덧 데뷔 10년 차인 위하준은 "조금 더 빨리 대중 앞에 설 기회가 있었지만 제가 가고자 하는 배우의 방향성을 고집했던 것 같다. 정말 단역부터 늦어도 되니 천천히 다만, 떨어지지 말고 조금씩만 올라가란 마인드로 했다. 영화 OTT 어느 장르에서도 이질감 나지 않는 배우의 이미지로 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계속 잘해나가고 싶다"며 배우로서의 청사진을 그렸다.
"연기에 정답은 없어서 아직 어렵고 너무나 부족하지만 그래도 봐주시는 팬, 가족들이 좋아했을 때, 조금씩 나아지는 저를 발견했을 때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늘 불안하고 주저하고 나약한 모습을 많이 봤는데, 이젠 그런 척도 하지 말고 솔직하게 표현할 줄도 알아야겠다는 생각 중이에요. '졸업'을 통해 조금은 두렵고 나약했던 부분에서 졸업해 솔직하고 자신감 있게 연기하자는 마음을 먹게 됐어요".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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