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신창이로 출발하는 홍명보…그런 환경을 만든 정몽규 회장은 어디 숨었나

이성필 기자 2024. 7. 12.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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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광주FC와의 경기에서 홍명보 전 울산 HD 감독에게 내걸린 울산 팬들의 현수막이었습니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의 부진한 성적으로 대표팀에서 물러난 뒤 축구협회 전무로 복귀해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에 초석을 놓았던 홍 감독, 울산에 부임해 만년 2위로 '준산'이라 놀림받았던 팀을 K리그 정상으로 올려 놓았습니다.

만신창이가 된 홍 감독을 지원하려면 정몽규 회장의 입장은 필요한 조건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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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이번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뒤로 숨어 관전했다는 비판을 듣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이번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뒤로 숨어 관전했다는 비판을 듣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이강유 영상 기자] '피노키홍', '거짓말쟁이런명보'

지난 10일 광주FC와의 경기에서 홍명보 전 울산 HD 감독에게 내걸린 울산 팬들의 현수막이었습니다.

더 원색적인 내용도 있었고 홍 감독은 이를 담담하게 바라본 뒤 "저를 버렸다"는 메시지를 공식 기자회견에서 남겼습니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의 부진한 성적으로 대표팀에서 물러난 뒤 축구협회 전무로 복귀해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에 초석을 놓았던 홍 감독, 울산에 부임해 만년 2위로 '준산'이라 놀림받았던 팀을 K리그 정상으로 올려 놓았습니다.

그의 축적된 경험은 한국 축구에 분명 큰 자산이지만, 이임생 기술이사의 설득에 하루 생각 후 수락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홍 감독은 이 선택에 따른 비판에 대해 인정하며 헌신을 약속했지만, 분위기는 10년 전과 정말 다릅니다.

당시는 반강제처럼 받아야 했지만, 이번에는 그래도 선택의 여지가 있었습니다. 특히 이 이사가 외국인 감독을 면접하고 온 뒤였다는 점에서 홍 감독을 아끼는 일부 팬은 타이밍이 아쉽다는 의견도 보였습니다.

어쨌든 홍 감독은 지휘봉을 잡고 가겠다고 선언했고 이제 공은 대한축구협회로 넘어갔습니다.

▲ 정몽규 회장은 홍명보 감독이 전무 시절 김판곤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 체제로 잘 끌고 왔던 기억이 있지만, 이미 어제 지나간 기억이다. ⓒ대한축구협회
▲ 정몽규 회장은 홍명보 감독이 전무 시절 김판곤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 체제로 잘 끌고 왔던 기억이 있지만, 이미 어제 지나간 기억이다. ⓒ대한축구협회
▲ 정몽규 회장은 홍명보 감독이 전무 시절 김판곤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 체제로 잘 끌고 왔던 기억이 있지만, 이미 어제 지나간 기억이다. ⓒ대한축구협회

만신창이가 된 홍 감독을 지원하려면 정몽규 회장의 입장은 필요한 조건이 됐습니다.

정 회장은 최근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에서 열린 한마음 축구대회에서 "퍼거슨이 와도 50%는 비판한다"라며 누구든 선임해도 모두가 만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동시에 감독 선임을 설명하는 과정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설마 이 이사의 브리핑으로 갈음하는 것이라면 이는 큰 오산입니다. 한국 축구의 총책임자인 정 회장이 왜 홍명보인지를 설명하고 설득하고 또 그 과정에서 잡음이 일었던 행정에 대해서는 사과가 필요합니다.

축구협회는 당장 정 회장의 담화문 발표나 기자회견 같은 행사를 계획하고 있지는 않다고 전했습니다.

혹시 모든 것을 홍 감독이 돌파하게 하고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 성적이 좋으면 다 묻힐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시작부터 국민적인 성원과 응원, 기대를 받지 못하고 가는 지도자를 양산한다면 이는 분명한 정 회장의 잘못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도 정 회장과 축구협회를 곱지 않은 눈으로 보고 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의 정지 권력 개입 금지를 위반하면 징계를 받을 수 있으니 어디 마음대로 해보라는 류의 생각을 하고 있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지도자의 희생으로 모든 문제는 덮는 시대가 아니라는 점을 정 회장이 반드시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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