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told] “6년 전 프로세스? 나는 잘 몰라”...이토록 무책임한 인물에게 한국 축구를 맡겨서는 안 된다

이종관 기자 2024. 7. 12.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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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포포투=이종관]


“나를 지키고 싶었지만, 나를 버릴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대한민국 축구밖에 없다” 진정으로 한국 축구를 위한다면 해서는 안 될 말이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 7일 “축구 국가대표팀 차기 감독에 홍명보 현 울산 HD 감독을 내정했다”라고 공식 발표했고 8일 이임생 기술본부 총괄이사가 직접 나서 관련 내용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했다. 브리핑에 나선 이임생 이사는 “협회는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준비하는 새로운 감독으로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다. 계약 기간은 2027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최되는 아시안컵까지다. 먼저 결정을 해준 울산 구단에게 감사드리고, 울산 팬들에게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라며 차기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음을 밝혔다.


당연스럽게도 여론을 들끓었다. 지난 5개월간 100명 이상의 외국인 감독 후보를 검토했음에도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 여기에 이임생 총괄이사의 독단적인 행동으로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음이 밝혀지며 축구 팬들의 분노는 더욱 하늘을 치솟았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대표팀 부임설을 완강히 부인하던 홍명보 감독에게도 의문의 시선이 쏠렸다. 이임생 총괄이사가 밝힌 바에 따르면 홍명보 감독은 지난 5일 오후 11시에 이임생 총괄이사와 만남을 가졌고 6일 오전, 감독직을 수락하겠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도대체 홍명보 감독은 왜 하루 만에 마음을 바꾼 것일까?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홍명보 감독은 그 이유를 한국 축구의 철학과 연결 지어 설명했다. 홍명보 감독은 “이임생 이사가 저한테 'MIK(Made In Korea)'라는 기술 철학을 말씀하셨다. 협회가 'MIK'를 발표할 때 내용을 알고 있었다. 이전에 협회에서 행정 업무를 하면서 한국 축구 철학을 만드는 것에 관심이 많았지만, 마무리하지 못했다. 저는 한국 축구 대표팀에서 연령별 대표와 연계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다. 행정은 한계가 있다. 결국 실행을 해야 하고 현장에 있는 사람이 임무를 맡아야 한다. 그중에서도 국가대표 감독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축구 인생에서 마지막 도전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예전에 실패를 했던 과정과 결과를 생각하면 너무나 끔찍한 일이었지만 다시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는 강한 승부욕이 생기기도 했다. 새로운 대표팀을 강한 팀을 만들어보고 싶은 도전이었다. 그게 밤새도록 고민을 한 결과물이었다”라고 답변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파울루 벤투 감독 선임 당시 자신과 김판곤 감독선임위원장이 만든 프로세스를 깬 것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다소 황당한 답변을 이어갔다. 당시 홍명보 전무는 차기 대표팀 사령탑을 찾기 위한 작업의 전권을 김판곤 위원장에게 맡겼고 국제 무대, 클럽 팀에서의 성적, 전문성 높은 훈련 프로그램과 코칭스태프 등과 같은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벤투 감독을 선임했다. 그리고 4년간 벤투 감독 지휘 하에서 조직력을 다져온 대표팀은 무려 13년 만에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위업을 달성하며 한국 축구의 황금기를 가져왔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은 “나는 현재 그 시스템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이임생 이사와 만났을 때, 전강위에서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 물었고,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들었기 때문에 만났다”라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참으로도 무책임한 답변이다. 체계적인 프로세스를 거쳐 선임된 감독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왔는지 직접 두 눈으로 봐온 사람의 입에서 나와서는 안 될 말이었다. 오히려 “나를 지키고 싶었지만, 나를 버릴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대한민국 축구밖에 없다”라는 거창한 말로 자신의 이기심을 포장하기 바빴다.


일부 ‘레전드’라고 불리는 이기적인 축구인들에 의해 한국 축구는 위기를 맞고 있다. 3년간 자신에게 무한한 지지를 보내온 울산 팬 그리고 6년 전, 자신이 만든 프로세스를 모르쇠 하며 무책임한 모습을 보인 홍명보 감독에게 한국 축구를 맡겨서는 안 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이종관 기자 ilkwanone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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