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9회말 2사 만루, 염갈량이 밝힌 대타 쓰지 않은 이유···“구본혁의 끝내기 본능 믿었다”[스경x비하인드]
염경엽 LG 감독이 9회말 2사 만루에서 대타를 쓰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LG는 지난 11일 잠실 KIA전에서 KIA에 2-4로 졌다. 0-4로 뒤지던 9회말에 2점을 따라갔고 2사 만루 기회를 만든 채 7번 구본혁이 타석에 섰다. 최근 타자들의 타격 페이스가 전체적으로 떨어져 있는 LG는 매우 부진한 김현수를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한 상태였다.
대타를 쓸 수도 있는 마지막 찬스였지만 LG는 구본혁을 그대로 타석에 세웠다. 구본혁은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고 그대로 경기가 끝나면서 LG는 KIA에 3연전을 모두 내줬다.
염경엽 감독은 “정말 고민 많이 했다. 신민재를 대타로 낼지를 고민했지만 구본혁의 끝내기 기운을 믿었다. 신민재가 전상현 상대로 6타수 4안타로 좋은데 다음 타석(8번)이 송찬의였다. 신민재를 구본혁 타석에 대타로 써서 1점을 뽑더라도 그 다음 타석이 있었기 때문에, 거기서 신민재를 준비시키고 구본혁을 믿었다. 끝내기 찬스에서 구본근이 해결한 적이 가장 많아 끝내기 본능을 믿었다”고 설명했다.
염경엽 감독의 말대로 구본혁은 끝내기 찬스에서 어떤 식으로든 해결한 적이 여러 번이다.
4월4일 NC전에서는 7-7로 맞선 연장 11회말 1사 2·3루에서 우전 적시타를 쳤고, 4월6일 KT전에서는 4-4로 맞선 9회말 1사 만루에서 홈런을 쳐 승부를 끝냈다. 끝내기는 아니지만 4월12일 두산전에서는 0-1로 뒤지던 7회초 2사 1·2루에서 결승타를 때리는 등 올해 총 7개의 결승타를 기록하고 있다. 다음 타석도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결국 클러치 상황을 해결한 경험이 꽤 많은 구본혁의 확률을 믿었던 것이다.
김현수는 대타로 투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나온 결정이기도 하다. 염경엽 감독은 “김현수는 머릿속에 없었다”고 했다.
김현수는 최근 15경기 타율이 0.193(57타수 11안타)로 뚝 떨어져 있다. 이 기간 득점권에서는 아예 10타수 무안타로 전혀 치지 못했다. 이에 10일 KIA전에서는 3번이던 타순을 6번으로 이동시켰지만 역시 무안타로 침묵하자 11일에는 선발 제외한 상태였다.
염경엽 감독은 “득점권에서 안 좋아 제외한 건데 그 상황에 대타로 내보내 부담을 줄 수는 없었다. 준비할 시간을 가지라고 제외한 건데 아직 준비도 덜 된 상태에서 그렇게 할 수는 없어서 어제 김현수는 내 머릿속에서 완전히 지운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김현수는 12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선발 제외됐다. 염경엽 감독은 “김현수는 오늘까지만 출전하지 않을 것이다. (최근 바꿨던 타격 폼을) 원래 자기 폼으로 바꿨다.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LG는 이날 홍창기(우익수)-문성주(지명타자)-오스틴(1루수)-문보경(3루수)-오지환(유격수)-신민재(2루수)-안익훈(좌익수)-김성우(포수)-박해민(중견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포수 박동원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 선발 제외한 염경엽 감독은 “오늘은 대타 있다”며 웃음지었다.
대전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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