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 전략 바꾼 의대 교수들…'휴진 대신 진료 재조정' 용어만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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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병원 교수들이 오늘(12일)부터 '무기한 자율적 휴진'에 나서기로 했다가 휴진 시행 직전인 전날(11일) '진료 재조정'으로 돌연 전략을 바꿨다.
앞서 '무기한 휴진'을 내건 서울대병원 등 주요 상급종합병원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철회한 선례를 의식해서인 것으로 풀이되는데, 휴진과 진료 재조정 간 차이가 사실상 없어, 의미 없는 말 바꾸기란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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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병원 교수들이 오늘(12일)부터 '무기한 자율적 휴진'에 나서기로 했다가 휴진 시행 직전인 전날(11일) '진료 재조정'으로 돌연 전략을 바꿨다. 앞서 '무기한 휴진'을 내건 서울대병원 등 주요 상급종합병원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철회한 선례를 의식해서인 것으로 풀이되는데, 휴진과 진료 재조정 간 차이가 사실상 없어, 의미 없는 말 바꾸기란 지적이 나온다.
고려대 안암·구로·안산병원 교수들로 구성된 고려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지난 1일 입장문을 통해 "현 의료사태로 인한 의료인들의 누적된 과로를 피하고, 환자 안전을 지키기 위해 7월 12일을 기점으로 응급·중증 환자를 제외한 일반 진료를 대상으로 무기한 자율적 휴진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대위는 휴진 시행 직전인 11일, 회의를 열고 비중증·비응급 환자에 대한 '무기한 자율적 휴진'이 아닌 중증·응급환자에 집중하는 '진료 재조정'으로 바꾸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진'이라는 용어를 쓰지 말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교수들 사이에서 형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서울아산병원 교수 비대위도 '일주일 휴진'에서 '강도 높은 진료 축소·재조정'으로 방침을 수정했다. 고려대 의대 교수들과 마찬가지로 휴진이 예고된 날(4일) 하루 전, 회의를 통해서였다. 당시 비대위는 "한국 의료가 정상화할 때까지 경증질환자를 1·2차 병원으로 적극적으로 돌려보내고, 단순 추적관찰 환자와 지역의료가 담당할 수 있는 환자의 진료는 불가피하게 축소하기로 했다"며 "중증, 응급, 희귀 난치성 질환에 대한 진료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이들이 앞서 내건 '휴진'의 조건과도 다르지 않았다. 사실상 '휴진'이란 용어에 대한 국민적 거부감을 교수들이 의식해 한발 물러선 것이란 분석이다.
응급·중증 환자 등을 제외한 진료 재조정에 나선 첫날인 12일, 고려대 안암병원 등 고려대의료원의 진료 현장에서 큰 차질은 빚어지지 않았다. 뉴시스에 따르면 이날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고려대 안암병원은 오전 9시부터 환자와 보호자들로 붐볐고, 2층과 3층의 내분비내과, 신장내과, 산부인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소아청소년과 등 외래 진료는 모두 정상적으로 운영됐다.
고려대 안암병원 등 고려대 의료원 소속 교수들은 이날부터 학회 참석, 병가, 개인 사유 등을 이유로 연차를 내거나 초진 환자 미진료, 당직 후 오프, 경증 환자 2차 의료기관으로 전원 등을 통해 진료 재조정에 자율적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간 질환으로 소화기 내과를 찾았다는 김수성(80)씨는 "항상 이 병원으로 다닌다. 쉬는 의사들은 없었다"며 "예약이 밀릴까 봐 항상 딸이 미리 전화해서 확인을 해준다. 오늘은 예약 밀린 것이 없어 그대로 방문했다. 다음 예약도 8월로 잡았다"고 말했다.
비뇨의학과를 찾은 권혁(84)씨도 "휴진 소식을 뉴스로 접했지만 많이 참여하진 않는 것 같아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진 않았다"며 "환자들을 상대로 진료를 안 본다고 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세브란스·강남세브란스·용인세브란스병원 교수들은 지난달 27일부터 무기한 자율 휴진(응급실·중환자실 등 제외)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하지만 '빅5' 병원인 세브란스병원 등 교수들 대부분은 진료를 유지하고 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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