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국과 대립하지 않는 개방적·포용적 IP4 만들어야

한겨레 2024. 7. 1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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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주요 4개 민주주의 국가(IP4·인태 파트너4)들이 처음으로 북-러의 '불법 군사협력'을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냈다.

린젠 외교부 대변인은 11일에도 "나토가 아·태 지역에도 손을 뻗쳐 중국의 주변 국가와 미국의 동맹들과 군사 안전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며 이는 "중국의 이익에 손해를 끼치고 인·태 지역의 평화안정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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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국·일본·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4개국(IP4)과 미국의 정상회동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 윤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리처드 말스 오스트레일리아 부총리 겸 국방장관. 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주요 4개 민주주의 국가(IP4·인태 파트너4)들이 처음으로 북-러의 ‘불법 군사협력’을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냈다. 한국이 속한 인·태 지역에는 나토 같은 집단안보 기구가 없어, 앞으로 이 틀이 가치를 공유하는 역내 국가들이 안보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이 모임이 중국과 대립하지 않고, 개방적·포용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1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아이피4 정상모임에 참석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북한의 도발 등 지정학적 도전이 증대하는 시점에서 나토나 아이피4와 같이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 간의 연대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며, “4개국 연대를 재확인하고 국제사회의 평화·번영에 기여하는 방안을 논의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참가국들은 이후 모임에서 나토와 △우크라이나 지원 △인공지능 △거짓 정보 △사이버 보안 등 네가지 분야의 ‘중점협력사업’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네 나라는 2022년 2월 말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뒤 나토 정상회의에 벌써 3년 연속 초청받고 있다. 올해 회의에선 유럽과 인·태의 협력 필요성이 특히 더 중요해졌다는 지적이 쏟아진 만큼 4개국의 나토 초청 역시 사실상 정례화된 모습이다.

이런 상황 변화를 받아들여 아이피4는 올해 처음 북-러 협력을 강하게 비판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다만 나토의 접근과는 큰 차이가 있다. 10일 나온 나토의 ‘워싱턴 정상선언’을 보면, 러시아뿐 아니라 중국의 위협을 동시에 강조하며 규탄하고 있지만, 네 나라는 북-러의 군사·경제 협력에만 비판의 초점을 맞췄다.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 한 것이다.

중국은 그동안 인·태 지역에서 나토 같은 군사동맹이 생겨선 안 된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린젠 외교부 대변인은 11일에도 “나토가 아·태 지역에도 손을 뻗쳐 중국의 주변 국가와 미국의 동맹들과 군사 안전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며 이는 “중국의 이익에 손해를 끼치고 인·태 지역의 평화안정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생한 핵심 원인은 나토의 과도한 ‘동진 정책’이 러시아의 안보 이익을 위협했기 때문이다. 이를 뻔히 보고도 중국을 쓸데없이 포위·배제해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하면 또다른 분쟁이 생길 수 있다. 정부는 아이피4가 중국과 유연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잘 유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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