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러’ 오르반 헝가리 총리, 나토 정상회의 후 트럼프 만났다

유재인 기자 2024. 7. 12.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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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미국 플로리다주(州)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오르반 빅토르(왼쪽) 헝가리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만나 '최고'를 의미하는 엄지손가락을 든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워싱턴 DC에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찾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 논의했다. 나토 회의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회동하자마자 오는 11월 미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로 당선 가능성이 커지는 트럼프에게 적극적으로 접근한 것이다. 트럼프는 러시아와 관계가 가깝다고 알려졌고, 오르반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나토 회원국의 일원이면서도 친러 노선을 숨기지 않아 왔다.

12일 로이터에 따르면 오르반은 11일 나토 일정을 마친 후 플로리다주(州)에 있는 트럼프의 별장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했다. 두 사람은 이 자리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논의를 나눴다고 알려졌다. 오르반은 이날 X(옛 트위터)에 “우리는 평화를 달성하는 방법을 논의했다. 좋은 소식은 그(트럼프)가 문제를 해결할 예정이라는 것”이라고 올렸다. 그가 언급한 ‘해결’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휴전 협정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헝가리의 트럼프’라고도 불리는 오르반은 그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휴전 협정에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거론되는 휴전 협정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국제법상 불법으로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의 일부 영토를 돌려주지 않는 대신 침공을 멈춘다는 방식이다. 러시아의 영토를 늘리는 셈이기 때문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포함한 대다수 우크라이나인이 반대하고 미국도 지지하지 않는다. 일각에선 오르반이 트럼프 집권 시 미국을 끌어들여 휴전을 중재하려 노력 중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앞서 오르반은 지난 5일 ‘평화를 위해’라면서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과 회동해 유럽연합(EU) 국가들에 비난을 받기도 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이 고령 논란에 시달리는 가운데 당선이 점점 유력해지는 트럼프에게 각국 정상들이 접근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11일 “이번 나토 정상회의 너머에서 ‘비공식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다. 트럼프의 귀환을 두려워하는 외국 사절들이 밀워키에서 곧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할 가능성도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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