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으로 생각해라, 팀이 중요한 게 아니다” SSG 17SV 클로저 향한 진심…어젯밤, 문승원에겐 ‘불면의 밤’[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이기적으로 생각해라.”
SSG 랜더스 이숭용 감독도, 마무리 문승원도 괴로운 어젯밤이었다. 이숭용 감독은 11일 인천 롯데 자이언츠전서 5-2로 앞선 9회초에 마무리 문승원을 올렸다. 그러나 문승원이 선두타자 전준우에게 좌중월 솔로포를 맞았고, 계속된 1사 1,2루 위기서 노진혁에게 좌중간 1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이숭용 감독은 동점을 넘어 역전 위기에 몰리자 박승욱 타석에서 과감히 문승원을 뺐다.
그리고 조병현을 투입했다. 조병현이 박승욱을 삼진, 대타 이정훈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1점 리드를 지켰다. 데뷔 첫 세이브를 따내면서 SSG의 5-4 승리. 마무리 문승원으로선 팀은 이겼지만 개인적으로는 자존심 상하는 경기였을 수 있다.
문승원은 올 시즌 34경기서 3승1패17세이브 평균자책점 4.84. 풀타임 마무리 첫 시즌이다. 평균자책점이 높은 건 사실이지만, 20세이브 가깝게 따낸 것을 보면 나쁘다고 보기도 어렵다. 5월까지 맹활약하다 6월에 2세이브 평균자책점 13.50으로 많이 흔들렸다.
이숭용 감독은 1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덕아웃에서 부딪힌 문승원과 진솔한 얘기를 나눴다. 이숭용 감독은 “개인적으로 면담을 안 좋아한다. 그냥 편안한 토크를 좋아한다. 오늘 승원이를 보는데 인사하고 다가오더라”고 했다.
계속해서 이숭용 감독은 “어제 같은 경기는 사실 판단하기 쉽지 않았다. 팀 마무리를 내리고 신인급 선수를 올리는 것 자체도 그만큼 고민에 고민을 했던 것이다. 끝나고 승원이에게 이런저런 얘기를 안 했다. 오늘 경기 들어가기 전에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라고 했다.
문승원이 심리적으로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숭용 감독은 ”부담스러워하더라. 자기 때문에. 팀 마무리인데 안 좋은 모습을 보이니 우리 팀 자체가 조금 약해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더라.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마라고 했다. 전반기 퍼포먼스를 잘 생각해보라고 했다. 사람이 계속 잘 할 순 없다. 사이클이 있다. 어느 누구 하나 그렇게 생각을 안 한다”라고 했다.
이숭용 감독은 문승원을 진심으로 격려했다. “네 자신을 믿어라. 프런트, 코칭스태프, 감독 모두 마무리로 생각하는 건 지금도 변함없다. 너 스스로를 못 믿냐. 이기적으로 생각해라. 너만 생각해라. 네가 잘 되면 팀이 이긴다. 팀이 어떻게 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너만 생각해라. 너만 생각하고 나머지는 하늘에 맡겨라. 마운드 서는 모습을 보면 모든 팀원이 응원하고 지켜보고 있고 격려한다. 자신을 믿어라”고 했다.
문승원은 이숭용 감독의 격려를 듣고 "알겠습니다”라고 했다. 이숭용 감독은 그런 문승원을 바라보며 “고참이 되면 생각도 많아지고 책임감도 더 생기고 그렇다. 승패에 직결되는 부분이 힘들다. 누구나 겪는데 빨리 털어내고 집중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승원이가 어제 잘 못 잤다고 하던데, 빨리 털어내라고 했다. 세이브 상황이 되면 또 승원이를 낸다. 후회 없이 던지라고 했다. 승원이는 우리 팀 마무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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