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방위백서, 韓 파트너라며 "독도는 일본땅" 또 억지주장

외교청서 이어 韓 중요도 격상
20년째 반복한 영토주장 담아
국방부, 日무관 불러 강력항의

일본 정부가 올해 발간한 '방위백서'에서 한국을 처음으로 협력 파트너이자 중요한 이웃 나라로 규정했다. 하지만 20년째 "독도는 일본 고유 영토"라는 억지 주장도 이어갔다.

일본 정부는 12일 열린 각의(국무회의)에서 '2024년도 방위백서'를 채택했다. 올해 방위백서에서는 최근 달라진 한일 관계에 대한 기술이 추가됐다. 한국에 대해 "국제사회에서 여러 과제 대응에 파트너로 협력해 나가야 할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표현했다. 일본 정부가 방위백서에서 한국을 협력 파트너로 명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한국 관련 사진을 지난해 1장에서 올해 4장으로, 관련 내용은 지난해 2페이지에서 올해 3.5페이지로 각각 늘렸다. 일본 정부는 지난 4월에 펴낸 '외교청서'에서 2010년 이후 14년 만에 한국을 '파트너'라고 표현했는데, 이러한 흐름을 방위백서에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한일 국방장관 회담 내용도 소개했다. 이 회담에서 양국 국방 현안이었던 초계기 갈등과 관련해 재발 방지를 위해 한국 해군참모총장과 일본 해상막료장 간에 합의문을 작성했다고 소개했다. 현재 언론은 방위백서에 대해 통상 3월까지 일을 기재하는데 6월에 있었던 양국 국방장관 회담을 기술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미·일 협력과 관련해서는 작년 8월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3국 정상회의 사진을 싣고는 "북한 미사일 경계 데이터의 실시간 공유의 운용 개시를 향한 진전을 확인했다"고 적었다.

그러나 독도에 대한 기술은 지난해와 동일하게 억지 주장을 폈다. 2005년 이후 20년째다. 방위백서 지도에서 독도를 일본 영해 안에 넣어 표시하고, 자위대 주요 부대 위치를 표시한 지도에도 독도를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로 표기했다. 방위성은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환경에 대한 설명에서 "일본 고유 영토인 북방 영토와 다케시마 영토 문제가 여전히 미해결 상태로 존재한다"고 적었다.

한편 주변국과 관련된 기술에서 일본은 세계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시련을 맞아 '새로운 위기 시대'에 돌입했다고 분석하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같은 심각한 사태가 향후 인도·태평양 지역, 그중에서도 동아시아에서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에 방위백서에서 독도를 자국 영토라고 표현한 것을 즉각 철회하라고 항의했다.

국방부는 이날 이승범 국제정책관이 주한 일본 방위주재관 다케다 요헤이 육상자위대 자위관을 국방부로 초치해 방위백서 발표에 대한 즉각적 시정과 향후 중단을 촉구했다.

[도쿄 이승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