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탕 싸움에도 '어대한'… 韓 57%, 남은 셋 합쳐도 36%
전국유권자 설문서도 韓36%
2주전 지지율보다 8%P 상승
보수본산 TK연설회도 신경전
韓 등장에 "배신자" 외치기도
선관위 元·韓에 첫 공식제재
"한동훈은 배신자!" "정정당당 한동훈!"
12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대구·경북(TK) 합동연설회는 행사장 입구부터 지지자들의 신경전이 치열했다. 당원 3500여 명이 모인 이날 연설회 무대에 한동훈 후보가 등장하자 원희룡 후보 지지자들이 "배신자"라고 외치며 야유를 보냈다. 서병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이 "후보들 간의 토론이 너무나 격화됐다"고 말하자 한 후보 지지자들은 "원희룡 때문"이라고 외쳤다.
원 후보와 한 후보가 비방전을 이어가는 가운데 당원 간 갈등도 격화되는 모양새다. 이날 합동연설회를 앞두고도 후보들 간 언쟁은 잦아들지 않았다. 두 후보는 '비례대표 사천' 의혹을 두고 다시 공방을 주고받았다.
한 후보는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원 후보가 거짓말을 던져놓고 아닐 것 같으면 다음으로 넘어가고 있다"면서 "근거 제시는 하나도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저렇게 오물 뿌리고 도망가는 식의 원 후보 행태는 국민들, 당원들께서 가장 보기 싫어하는 장면일 것"이라며 "제가 사퇴를 묻자 마지막에 마지못해 '예' 하셨다. 그 약속 지키길 바란다"고 했다.
원 후보는 이에 대해 "한동훈 후보의 특징은 메신저만 공격하고 흠집 내면서 모든 것에 답변을 피해 가는 것"이라며 "저는 그런 식의 말 기술에 넘어가지 않는다"고 저격했다. 그러면서 "검증은 원래 치열하게 하는 것"이라며 "저는 25년 동안 모든 선거, 공직, 언론에서 억울하기 짝이 없는 것을 겪어 오며 단련됐다. 저에 대한 검증을 치열하게 해도 아무런 이의 제기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 후보는 '사천 논란' 의혹에 증거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많은 근거를 가지고 있지만 지금은 밝힐 수 없다"고 주장했다.
원 후보는 한 후보가 장관 시절 '여론조성팀(댓글팀)'을 운영했다는 의혹을 재차 꺼내들었다. 원 후보는 "법무부 장관이 공직을 이용해 여론조성팀을 운영했다면 매우 충격적인 일"이라며 "본인의 사익을 위해 공직을 이용한 것은 명백한 권력 남용이자, 국민에 대한 배신 행위"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공적 절차는 무시하고 몇몇이 모여서 공천하니, 밀실 공천에 사천까지 의혹이 제기되는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나경원 후보와 윤상현 후보는 두 후보의 싸움에 거리를 두며 자신이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나 후보는 한 후보를 겨냥해 "민주당에 앞장서서 탄핵 구실을 갖다 바치는 후보"라고 했고, 원 후보를 향해선 "용산의 꼭두각시 당대표"라고 꼬집었다. 윤 후보는 "전당대회가 대권 후보의 격론장이 되는 것은 온당하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분열 양상이 가속화되면서 당 지도부도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면 전당대회 이후에도 큰 후유증이 남을 것이란 관측이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한 후보와 원 후보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 제재에 나섰다. 선관위는 전날 2차 방송토론회에서 당헌·당규를 위반한 두 후보에게 '주의 및 시정명령'을 담은 제재 공문을 발송했다. 후보자 비방, 흑색선전, 인신공격 등을 금지한 규정을 명백히 어겼다는 판단이지만 제재 수위는 낮았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요즘 우리 국민께 걱정을 제일 많이 끼쳐드리는 것이 대한축구협회와 국민의힘 전당대회라는 말이 있다"며 "후보자뿐 아니라 그 주변인 캠프에서도 갈등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말이 많다"고 지적했다. 추 원내대표는 "각 후보자와 캠프 화력은 거대 야당의 무도한 폭거와 싸우는 데 쏟아내야 한다"며 "더 이상 후보자 간 '갈 데까지 가보자식'의 막말과 진흙탕 싸움이란 혹평을 듣지 않도록 상호 비방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당권 주자들 간 이전투구가 이어지고 있지만 한 후보의 '1강 독주' 양상은 더욱 공고해진 양상이다. 여론조사만 보면 이른바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 논란이 대세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갤럽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 후보는 지지율 36%를 기록했다. 2주 전 같은 기관에서 발표한 지지율(28%)보다 8%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나 후보는 17%를, 원 후보는 10%를 각각 기록했다. 조사는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는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이뤄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한 후보 지지율은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더 높게 나왔다. 한 후보는 조사 대상 1000명 중 국민의힘 지지자 347명(표본오차 ±5.3%포인트)에게서 지지율 57%를 얻었다. 다만 전당대회 투표권은 자격 있는 당원에게만 부여되기 때문에 여론조사와 실제 결과가 다를 수 있다.
[대구 박자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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