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야구’ 장애인은 직관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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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째 챙겨보는 프로그램이라이날만을 기다렸는데 억울하고 답답해요."
오는 14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제이티비시(JTBC)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 직관 경기에서 "장애인은 티켓 예매가 불가"하다고 안내해 장애인 접근성을 외면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지체장애인 박수빈(35)씨는 지난 10일 남자친구와 함께 평소 즐겨보던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 경기를 직관하기 위해 티켓을 예매하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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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마저도 매진 땐 허탕 쳐야해
“3년째 챙겨보는 프로그램이라…이날만을 기다렸는데 억울하고 답답해요.”
오는 14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제이티비시(JTBC)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 직관 경기에서 “장애인은 티켓 예매가 불가”하다고 안내해 장애인 접근성을 외면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지체장애인 박수빈(35)씨는 지난 10일 남자친구와 함께 평소 즐겨보던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 경기를 직관하기 위해 티켓을 예매하려 했다. “최강야구는 은퇴한 선수들과 아마추어 선수들이 함께 성장하는 느낌이라 항상 챙겨봤다”는 박씨는 “직관 예매 링크가 올라온 날 선수들을 직접 볼 생각에 여름휴가를 가는 듯 설렜다”고 했다.
그러나 예매 안내문에는 “휠체어석은 현장에서 (휠체어 탑승 여부를) 확인 후 구매 가능하며, 매진이 될 경우 판매 불가”하다고 적혀있었다. “처음에는 ‘복지카드 인증’ 등 진짜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라는 걸 확인하기 위해 전화예매를 하라는 의미인 줄 알았다”는 박씨는 티켓 판매처에 전화를 걸어 예약 가능 여부를 물었지만 전화 너머 상담원은 “현장에 오셔야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는 말만 반복했다.
티켓 판매처가 ‘장애인 현장예매’ 방침을 고수한다면, 분당에 사는 박씨는 자가용으로 1시간30분 가량 걸리는 고척까지 가도 매진일 경우 허탕을 칠 수도 있는 셈이다. 박씨는 “티켓을 예매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교통이 불편한 고척까지 가기는 쉽지 않다”며 “티켓 판매 속도를 모르니 얼마나 일찍 가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공연들의 경우 전화와 메일로 장애인 복지카드를 인증 후 예매하고, 현장에서 티켓을 수령하는 방식”이라며 “예매 자체가 안 되는 경험은 처음이라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티켓 판매처는 프로그램 쪽에서 요구한 조건대로 판매를 대리할 뿐이라는 입장이다. 제이티비시 쪽은 “온라인이나 전화 예매로는 휠체어 장애인이 아닌 사람까지 예매할 수 있다고 생각해 현장에서 휠체어를 확인한 뒤에만 티켓을 판매했다”며 “이 방식이 오히려 불편을 준다면 다른 방식을 검토할 의지가 있다”고 해명했다.
휠체어 장애인의 경기·공연 관람 접근성 문제는 오랜 지적과 개선을 반복해왔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 이번 사례처럼 현장에서만 티켓 발권이 가능해 티켓을 예매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른 채 휠체어를 타고 경기·공연장까지 이동해야 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일부 공연장은 현장에 도착하기 전까지 휠체어석 위치를 미리 알 수 없거나, 휠체어석은 맨 뒷줄 제일 가장자리로 고정됐다는 문제도 지적돼왔다.
반면 미국의 경우 2010년부터 장애인법(ADA)에 구체적 ‘장애인석 티켓 판매 지침’을 두고 있다. 여기에는 △장애인석 티켓을 다른 티켓과 동일한 방식 및 조건으로 판매할 것 △장애인석의 위치, 시야, 가격 등의 정보를 충분히 제공할 것 △모든 공연장, 티켓 배급업체, 제3자 티켓 판매업체는 직원에게 ‘장애인석 안내 방법’을 교육할 것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고경주 기자 go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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