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축협 신태용 감독에게 내건 재계약 조건은?···월드컵 티켓 아닌 ‘FIFA 랭킹 100위’ 내 진입
인도네시아축구협회(PSSI)가 최근 3년 재계약한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54)에게 2026 북중미월드컵 본선 티켓이 아닌 다른 목표를 제시했다. 현실적으로 아직 월드컵 출전은 무리라는 판단 아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0위권 진입을 요청했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인도네시아 매체 ‘제브리미디어’는 12일 “PSSI는 최근 신태용 감독과 2027년까지 재계약했는데, 계약서에는 인도네시아 대표팀의 목표가 적혀 있다. 2026년 월드컵 출전이 포함되지 않고 세계 100위권 진입이 제시됐다”고 밝혔다.
2019년 12월부터 인도네시아 대표팀을 맡은 신 감독은 2020 아세안축구연맹(AFF)컵 준우승,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본선 진출과 사상 첫 토너먼트(16강) 진출 등을 달성했다. 23세 대표팀을 이끌고는 2024 AFC U-23 아시안컵 4강에 올랐다. 한국을 꺾고 4강에 올라 파리올림픽 출전을 눈앞에 뒀으나 플레이오프 끝에 아쉽게 올림픽 진출에는 실패했다. 신 감독은 이런 성과를 PSSI로부터 인정받아 지난달 말 계약을 2027년까지 연장했다.
PSSI 아리아 시눌링가 집행위원은 “우리의 이번 계약 목표에 월드컵 진출은 없다. FIFA 랭킹 100위권 진입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의 현재 FIFA 랭킹은 134위다. 신 감독이 부임하기 전 인도네시아 랭킹은 173위였으나 4년여 만에 40계단 가까이 상승했다. PSSI는 신 감독의 새 임기 내 100위 이내의 두 자릿수 순위 진입을 목표로 내걸었다.
그는 “물론 2026 월드컵에도 참가하고 싶다. 3차예선을 통과하고 싶다”면서도 “현실적으로 우리는 정말 힘든 그룹에 속했다. 4차예선 진출이 현실적인 기회가 될 것이다. 총력을 다하는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인도네시아는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에서 일본,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중국과 C조에 편성됐다. 나머지 5개국 모두 인도네시아보다 FIFA 랭킹도 높고 객관적 전력에서도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도네시아는 조 3·4위가 나서는 4차예선 진출이 최대치의 목표로 보고 있다.
한편 지난달 입국 후 늑막염으로 수술을 받은 신태용 감독은 최근 고향 경북 영덕에서 개장한 ‘신태용 축구공원’ 개장 기념식에 참석했다. 5㎏ 가량 체중이 빠진 신 감독은 몸을 완벽히 회복한 뒤 인도네시아로 출국해 2026 월드컵 3차 예선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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