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상 인터뷰] "한계는 스스로 만드는 것"…천 가지 얼굴을 지닌 염혜란

박정선 기자 2024. 7. 12.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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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여자 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염혜란이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에서 수상 인터뷰를 갖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자꾸만 그 한계를 궁금하게 만드는 배우, 염혜란이다.

염혜란은 지난 5월 열린 '6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 부문 여자 조연상을 품에 안았다. 이변 없는 수상으로, 예고된 박수갈채를 한몸에 받았다.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을 '하드캐리'한 장본인이다. 극 중 비뚤어진 모성애, 비뚤어진 신앙, 비뚤어진 목표를 가지고 비뚤어진 방향으로 돌진하는 김경자를 연기했다. 분명 어디선가 본듯한 중년 여성인데, 서사가 진행될수록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캐릭터로 변신했다.

장총을 쏘고, 물 속에서 살아나오기도 했다. 광기 가득한 눈빛을 화면 너머 시청자에게도 전달했다. '강렬하다'는 단어로는 표현하기 힘든, 강한 기운이 가득했다. 등장인물이 여럿인 '마스크걸'에서도 단연 빛이 날 수 있게, 염혜란은 열연했다.

백상 그 후 만난 염혜란은 "요즘 플라맹코를 추고 있다"며 또 다른 얼굴로 변신했다. 김경자를 강하게 남겼지만, 또 금세 김경자를 지우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염혜란이 가진 천 가지 얼굴이 더욱 궁금해졌다.
'제6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여자 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염혜란이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에서 수상 인터뷰를 갖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벌써 두 번째인데, 수상을 예상했나요.
"원래는 소감을 준비하는 것 자체가 너무 쑥스럽거든요. 아니 무슨 상 받을 걸 기대하는 사람처럼.(웃음) 그런 준비를 하는 게 되게 쑥스러웠어요. 근데 (시상식에 참석)하다 보니까 '받든 안 받든 준비가 필요하구나'란 생각이 들면서 정리를 하게 돼요. 그러면서 이제 계속 그러면서도 좀 정리를 하는 것 같아요. '고마운 분들이 누가 계셨지' 생각하면서, 진짜 받게 되면 어떤 분들을 언급해야 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에도 생각했죠. 어떤 분들이 감사한지를 그렇게 생각했어요."

-소감에서 언급하고 싶었던 사람들은 누구였나요.
"가장 고마운 분은 아무래도 김용훈 감독님이었어요. 근데 특히 이번에는 스태프분들이 너무 고생을 많이 해서, 김용훈 감독님과 스태프들에 대한 얘기들을 너무 많이 하고 싶었어요. 현장에서 고생했던 연출부들, 꼭 언급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저는 어떻게든 보상이든 격려든 받게 되는, 앞에 나가는 사람이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많잖아요. 그래서 그런 이야기들을 꼭 한번 하고 싶긴 했어요."

-안재홍 씨와 함께 수상해서 더욱 뜻깊었습니다.
"안재홍 씨랑 같이 받게 돼서 '이건 무조건 모여서, 회식비 둘이 갹출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어요. 하하하. 아직은 다들 바빠서 만나지는 못했는데, 곧 만나야죠."

-수상 후 무대 뒤편에서 안재홍 씨와 재회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어요.
"그다음 상이 남자 조연상이어서 '어떻게 됐냐'면서 계속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안재홍 씨가 상을 타서) 너무 기뻤어요."

-'마스크걸'을 '씹어먹었다'는 극찬을 받았잖아요.
"근데 어떤 장면 자체가 그런 것들이 많아서 아마 그랬다(그런 평가들이 많았다)고 느껴져요. 왜냐하면, 저희끼리 하는 말이 '상 받는 경기가 따로 있지' 그런 얘기를 하거든요. 좀 더 극적이고, 뭔가 극한으로 가고, 이런 게 나오는 것들이 있잖아요. 저에게도 그런 장면들이 많았던 것이라고 생각해요."

-겸손하게 말하지만, 그 역할은 염혜란 배우가 아니면 상상이 안 돼요.
"저는 이번에 제가 원래 쓰던 사투리로 사투리 연기를 했어요. 제가 지금까지 했던 여러 가지 것들이 녹아서 그런 거예요. '이번에 너무 잘했고' 이래서 상을 받은 것 같다는 생각은 안 해요. 냉정해야죠."
'제6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여자 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염혜란이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에서 수상 인터뷰를 갖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서울에 산 세월이 더 길지만, 여전히 고향 사투리가 더 편하시다면서요.
"참 신기하죠. 지금도 그래요. 지금 제가 고향에서 떠나온 지 (산 기간보다) 훨씬 오래됐어요. 고향에서 산 세월보다 지금(서울에서) 몇 배는 더 오래 살았거든요. 처음 배웠던 언어의 자연스러움이 있는 것 같아요. 모국어 같달까요."

-수상 소감에서 언급됐던, '염바르뎀'이란 별명이 인상적입니다.
"너무 좋죠. 너무 좋아하는 별명이에요. 단발머리를 할 때부터 저희(배우, 제작진)끼리 '바르뎀, 바르뎀' 이런 얘기를 했었어요. 그 배우가 단발머리 대표적인 배우니까요. 그 영화(하비에르 바르뎀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뒤늦게 보게 됐는데, 정말 너무 좋은 배우잖아요. 저에게는 너무 영광스러운 별명인 거죠."

-하비에르 바르뎀만큼이나 단발머리가 찰떡이었어요.
"처음엔 단발머리 말고도 많은 것들을 시도했었어요. 단발로 갔을 때 바르뎀 캐릭터와 겹치는 것도 있고 그래서, 고민을 했어요. 이 가발도 써보고, 다른 가발도 써보고, 시도를 많이 했어요. 그런데 '단발이 찰떡이다'라고 결정이 났어요."

-정말 외양부터, 진짜 그런 권사님이 존재하는 것만 같았죠.
"근데 고민을 했었거든요. 이게 너무 캐릭터로 가는 거 아닌가. 일상이랑 좀 더 붙어야지.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고민 많이 했었어요."
'제6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여자 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염혜란이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에서 수상 인터뷰를 갖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실은 순둥이 캐릭터인데, 어떻게 김경자 같은 인물을 연기할 수 있나요.
"(기가) 내재돼 있나 봐요.(웃음) 목표가 하나로 뚜렷한 사람이 가진 어떤 깨끗하고 통쾌한 게 있어요. 다른 것들은 중요치가 않거든요. 근데 일상은 그렇지 않아요. 이것도 걸리고 저것도 걸리고, 이 생각도 해야 되고. 그런데 김경자를 하면서는 다 필요 없는 거예요. 오로지 그 목적을 향해서 가는 사람의 어떤 신념이 있었어요. 돌진의 어떤 쾌감 같은 게 있었죠."

-기독교인들에게 좋지 않은 평가를 듣게 되지 않을까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었을 텐데요.
"굉장히 많이 고민했어요. 실제로 저희 스태프분들 중에서도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도 있었고, 분장 선생님은 독실한 크리스천이에요. '선생님, 불편하지 않으세요?'라고 물어보기도 했어요. 저도 교회를 안 다닌 지 오래됐지만, 하느님을 믿는 사람이에요. '이거에 대한 거부감이 없을까. 자칫 잘못 보여지면 큰일 나는데' 고민을 많이 했어요. 스태프분 중에서도 본인이 신앙적으로 마음에 걸리니까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고 하는 경우도 있었고요. 근데 많은 걸 다 겪은 분장 선생님은 베테랑이니까 '이건 예술일 뿐이다. 이걸 다룬다고 해서 내 신념이 바뀌는 게 아니다'라고 조언해줬어요. 저는 이게 정말 종교를 내리까는 내용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종교를 잘못 믿는 사람, 자기 식대로 받아들이는 사람, 하느님이라는 절대신을 믿는 사람의 맹목성 이런 것들을 가져온 걸로 생각한 거예요. '하나님의 군사로서 그걸 하는 일이 정당하다'라고 생각하지 않고 연기했어요. 절대로 그렇게 비치지 않길 원했고, 좀 더 광적으로 갔어요."

-그래서 그 선을 지키기가 힘들었을 것 같아요.
"오히려 선을 넘어야 넘어야 해요. 그 선을 넘어야 받아들이는 사람이 '저거는 기독교인 그냥 캐릭터인 거지'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기독교인으로 보지 않아야 한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연기했어요."

배우 염혜란이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열린 '제60회 백상예술대상'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내 최고 권위의 대중문화 종합 예술 시상식 '60회 백상예술대상'은 JTBC·JTBC2·JTBC4에서 동시 생중계, 프리즘에서 디지털 생중계된다. / 2024.05.07/
-백상의 드레스 코드는 무엇인가요.
"김경자가 워낙 센 캐릭터여서, 김경자와 다른 모습을 공식적인 자리에서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철저한 계산이었죠.(웃음) 드레스가 너무 과해 보이지 않을지 고민했는데, 생각보다 과하지 않아서 아주 마음에 들었어요."

-주변인들이 '아이돌 같았다'라는 했다고요.
"스태프분이 '오늘 스타일이 너무 잘 어울린다' 이런 얘기하면서, '아이돌인 줄' 이렇게 (문자를) 보낸 거예요. 하하하."

-댓글에서도 '못 알아봤다'던대요.
"'못 알아볼 뻔했다'는 그 댓글이 좋았어요. 끊임없이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저의 계산이거든요.이런 모습도 있다. '이런 모습도 있으니, 어딘가에 써달라'는 어떤 저의 철저한 계산?(웃음)"

-제작자에겐 어떤 모습까지 소화할 수 있는지 도전해보고 싶은 배우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근데 또 이런 시선이 부담이 될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처음 ('마스크걸') 제안을 받았을 때는 좀 저어되는 부분이 있었어요.
워낙 센 작품이고, 굉장히 어려울 것 같기도 하고. 워낙에 그런 센 작품을 잘 못 봐요. 사람 2명 이상 죽어 나가는 걸 잘 못 보고, 제작 과정을 다 아는데도 찌르고 이런 장면 보면 깜짝 놀라요. '마스크걸'도 막 놀라면서 보죠. 이 센 작품이 저한테 감당이 안 돼서, 처음에는 '이걸 하는 게 맞나' 회사랑도 상의하고 그랬어요. '이걸 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의 지점들이 있었어요."

-그런데 취향과 정반대의 행보를 걷게 됐네요.
"그러게요. 운명인가요.(웃음) ('마스크걸'을 촬영하며) 장총 같은 것도 실제로 화약 넣고 쏴봤거든요. 공터에서 쏘는데 너무 무서운 거예요. 화약 소리가 그렇게 큰 줄 몰랐어요. 저는 겁이 너무 많은 사람이고, 두려움이 너무 많은 사람인데, 그렇지 않게 연기해야 되잖아요. 그런 것들이 어려웠어요. 물도 너무 무서워하는데, 물엣 빠져나오는 연기를 해야 되고. 누구를 패고 이런 것도 두려움이 하나도 없어야 되는데. 두려움이 너무 많은 사람이니까 하나하나 겪을 때마다 '정말 별걸 다 찍어보는구나'라고 생각했죠."

-한계를 자꾸만 시험하는 거네요.
"두려운데, 찍고 났을 때 보람이 정말 크더라고요. '못할 것 같았는데 해냈구나'라는 생각이 들고요."

-도전하게 만드는 원동력은 뭔가요.
"많은 스태프들이 기다리고 있고, 그 많은 분들 앞에서 해내야 되는 책임감도 생기고요.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해 나가는 어떤 기분인 거죠. 사람이 특별한 동기 부여가 될 때 뭔가 해내는 게 있잖아요. 배우라서 그런 동기 부여의 기회가 많은 거라고 생각해요. 배우로서 그걸 해내야 하는 큰 목표치가 있으면서 성장을 한 거니까 감사하죠."
'제6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여자 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염혜란이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에서 수상 인터뷰를 갖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데뷔 이후 호평만 받아왔는데요. 익숙해졌나요,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하나요.
"악평들이 쏟아져 나왔을 때, 그걸 견딜 수 있는 어떤 담대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시간이 지날수록 날 것 같은 평을 저한테 안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선배님들도 '현장에서 디렉션이 줄어들었다'는 말을 해요. 연차가 차면 아주 날선 비판 같은 것들이 줄어든 느낌이 들거든요. 신인 때는 막 얘기하잖아요. 나이가 들수록 그런 비판을 듣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오히려 스스로 다시 돌아보는 것들이 좀 더 더 많아졌다고 할까요. 이제 점점 다른 느낌으로 또 무서운 지점이 있어요."

-주변에 매서운 말 해 주는 사람이 있나요.
"남편이요. 남편은 다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잖아요."

-그러면 이런 상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네요.
"마인드 컨트롤을 하려고 해요. 돌아오는 길에 빨리 잊어버리려고 해요.
의미를 부여한다거나 빠져들려고 하지 않고, 빨리 빨리 돌아오기를 기다려요. '돌아오자. 정신 차려야지. 뒤돌아보지 마. 내일 촬영이나 잘하자'고 생각해요."

-현재 촬영 중인 영화 '매드 댄스 오피스'도 도전의 연장선상이죠.
"맞아요. 지금 플라맹코 영화를 찍고 있어요. 저는 춤 영화를 정말 좋아해요.
춤 영화, 재밌잖아요. 연기는 물론 힘들죠. (춤 연습이) 즐겁지만은 않더라고요.(웃음) 근데 춤 영화는 다들 성장을 담고 있어요. 어려움을 뚫고, 뭔가를 해내는 성장 과정을 너무 좋아하거든요. 이 영화도 그런 영화예요. 춤이 이제 소재이긴 하지만, 그걸 통해서 주인공이 어떻게 성장하고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다룬 영화입니다. 너무 하고 싶어서 '하겠다'고 했는데, (춤 실력이) 너무 부족해요. 왜 몸이 마음처럼 안 움직여질까요. 그리고 저한테는 첫 주연작이에요.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안 나오는 장면이 없는 거예요. 그러면서 더 부족함을 느끼고 있어요. 이것도 이제 저한테는 도전인 거예요."

'제6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여자 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염혜란이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에서 수상 인터뷰를 갖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원래 춤을 좋아했나요.
"되돌아보니까, 처음 뮤지컬을 보고 연기를 처음 꿈꿨어요. 공연을 보고 제일 마음이 떨렸던 게 뮤지컬이었어요. 춤추고 노래했던 거에 매료가 돼서, 며칠간 감흥이 안 가셨던 그 느낌이 있었거든요. '아가씨와 건달들'이었어요."

-꿈을 이뤘네요.
"아직 본격적인 춤 장면은 찍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뤘다고 얘기할 수 없습니다.(웃음)"

-춤은 언제부터 연습한 건가요.
"4월부터 시작했어요. 굉장히 어려운, 그리고 낯설더라고요.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플라맹코의 춤이랑 다르더라고요. 근데 너무 아름다운 춤이고 멋진 춤이에요. 춤 자체가 열정적이고 혼을 담은 춤이에요. 대충 흉내내는 걸로 안 돼요. 이 춤으로 자유로움을 느끼고 그런 캐릭터여서 춤도 춤이지만 어떤 영혼을 채우려고 합니다.(웃음)"

-주연으로서의 부담도 크겠네요.
"부담감이 있는데, 그래서 선배님들이 있는 것 같아요. 선배님들이 '네가 주연으로 있었을 때 조연으로서 해줘야 되는 역할을 다른 분들이 이제 해주실 거다'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니까 제가 부담감이 크면 오히려 독이 될 거라고 생각해서, 그냥 매 장면 찍는 데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주연은 흥행 걱정도 안 할 수가 없죠.
"연기적인 부담감도 기본적으로 있지만, '다른 배우가 있으면 돈이 더 모였겠지. 투자금이 더 모였겠지' 그런 현실적인 고민이 들죠. 저는 진짜 그런 거에 대해서 생각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근데 그 자리가 이제 그런 자리더라고요."
'제6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여자 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염혜란이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에서 수상 인터뷰를 갖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다작을 하는 배우들은 '내 모습이 너무 같아 보이지 않을까' 걱정을 하더라고요.
"그렇죠. 너무 자주 하는 사람으로 인식되면 안 되는데 그런 생각이 들면서.(웃음) 저도 굉장히 많이 계산하죠. 너무 겹쳐 보이는 캐릭터가 있거나 그러면서 본의 아니게 거절하는 경우가 많이 생기게 됐습니다. 대중이 저한테 빨리 질리지 않을까란 생각 때문에 생각이 더 신중해져요."

-많은 캐릭터가 있었는데, 가장 애정하는 건 누구일까요.
"'동백꽃 필 무렵'은 저한테 되게 큰 도전이었어요. 제 모습으로 그 캐릭터를 소화해낼 수 있을지, 대중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 너무 안 어울리는 건 아닌지 굉장히 두려워했던 작품이에요. 근데 끝나고 나서 상도 받았고 사람들이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내가 안 어울릴 거다'라는 한계를 스스로 갖고 있었단 걸 알았어요. '다른 사람 탓이 아니라 이게 내 문제였구나'라고 생각을 바꿔 먹었어야 돼요. 제가 두려워하고 있는 건 저라는 생각 때문에, '동백꽃' 끝나고 나니까 좀 성장한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 한계는 다른 사람이 쥐여주는 게 아니고, 스스로 만드는 거예요. 그 깨달음 이후로 저는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어요."

-다음 작품은 '폭삭 속았수다'일까요.
"저는 비중이 작고요.(웃음) 굉장한 배우들이 어마어마하게 나오는 작품이어서, 기대해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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