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사물 도서관, 무엇이든 대출해 드립니다[통신One]

김남희 통신원 2024. 7. 12.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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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파티를 하게 되었는데 그릇이 부족할 때, 캠핑을 가야 하는데 텐트가 없을 때, 자전거를 수리해야 하는데 연장이 없을 때, 아이가 닌텐도 게임을 하고 싶을 때 캐나다 사람들은 도서관으로 간다.

몇 년 전부터 캐나다 전역에는 사물 도서관(Library of Things)이 점점 더 많이 생겨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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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부터 주방용품까지 필요한 물건 검색 가능
책 빌리는 도서관, 자원을 공유하는 공간으로 확장
캐나다 지역의 공공 도서관에서는 책 이외에도 악기, 각종 게임기, 자동차 수리 용품, 장난감, 식기류 등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대여할 수 있다(세인트 캐서린 공공도서관 제공). 2024.07.11.

(멍크턴=뉴스1) 김남희 통신원 = 갑자기 파티를 하게 되었는데 그릇이 부족할 때, 캠핑을 가야 하는데 텐트가 없을 때, 자전거를 수리해야 하는데 연장이 없을 때, 아이가 닌텐도 게임을 하고 싶을 때 캐나다 사람들은 도서관으로 간다.

정말, 도서관에서 이것도 대출해 준다고? 놀랍지만 사실이다. 책뿐만이 아니라 주방용품, 원예 장비, DIY용품, 스포츠용품, 과학 실험 도구 등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다. 거의 사용되지 않거나 보관하기 어렵고 비싼 물건들은 굳이 가정에서 사지 않고 도서관에서 빌리면 된다.

몇 년 전부터 캐나다 전역에는 사물 도서관(Library of Things)이 점점 더 많이 생겨나고 있다. 기존에 책을 빌려주던 도서관이 필요한 물건들도 빌려주는 서비스를 시작하기도 하고, 오직 물건만 빌려주는 도서관도 있다. 이런 사물 도서관의 성공적인 사례 중 하나로 앨버타주의 밴프 도서관을 들 수 있다.

밴프 도서관은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밴프의 특성에 맞추어 시작되었다. 밴프에는 한 시즌이나 짧은 기간 동안 머무르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들은 식량, 숙박, 다양한 생활용품 등을 갖추는 데 경제적인 부담을 느끼곤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밴프 도서관은 필요한 물건들을 빌려주는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되었다.

밴프와 레이크 루이스 주민들은 공공도서관에서 책뿐만 아니라 드라이버, 식품 건조기, 재봉틀 도구, 조리 기구, 취미 용품 등 거의 사용되지 않거나 보관하기 어렵고 비싼 물건 75가지 품목을 무료로 대여할 수 있다.

이 품목들은 도서관 카드를 가진 주민이 이용할 수 있으며, 최대 7일 동안 대여할 수 있다. 현재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은 파이 접시와 드릴이며, 도서관은 기부받은 물건들을 제공 품목에 추가하고 있다.

이 도서관들은 주민들이 다양한 도구와 장비를 무료로 빌릴 수 있게 하여 자원을 나누고 순환 경제를 실천하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도서관 관계자는 "우리가 학습 자료를 대여하던 일을 계속하는 것이다. 다만 대여 품목이 달라진 것뿐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콰드라 섬에서는 '콰드라 섬 사물 도서관'(QuILT)이 주민들에게 다양한 도구와 장비를 무료로 대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QuILT는 식품 보존 장비 도서관과 도구 대여 도서관으로 나뉘어, 섬 주민들이 자급자족하고 음식을 자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콰드라 섬 주민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보험, 수리 및 도서관 운영비 충당을 위한 기부도 받고 있다. 10 달러(약 1만 원) 이상 기부하면 세금 영수증도 받을 수 있다.

토론토에는 도구 도서관도 있다. 집, 자동차, 정원 등을 주로 스스로 관리하는 캐나다에서는 그 도구들을 다 갖추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다. 도구를 빌려주는 가게들이 있지만 그 비용 또한 비싼 편이다. 이 도서관을 이용하는 한 사람은 본인이 필요한 도구를 대형 매장에서 하루 40 달러(약 4만 원)에 빌려야 했지만, 도서관에서는 3일 동안 5 달러(약 5000 원)만 지불하면 된다고 하며 아주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도서관들의 이러한 변신은 많은 사람에게 환영을 받을 만하다. 이들 도서관은 지식을 공유하는 공간을 넘어서 지역사회의 공유 경제와 지속 가능한 생활 방식을 촉진하는 구심점이 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물질적인 부분을 넘어, 기부, 봉사, 연대, 지속 가능한 생활 방식을 지향하는 캐나다 문화에 더없이 좋은 제도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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