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가 후보 사퇴론 조장"…바이든 캠프 내부서 의심 증폭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캠프 내부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이 겉으로는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지만, 뒤에서는 후보 사퇴론을 조장하고 있다는 의심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현지시간 11일 최근 뉴욕타임스(NYT)가 후보 사퇴 주장을 담은 할리우드 스타 조지 클루니의 기고문을 게재한 뒤 바이든 캠프 내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가 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클루니가 개인적으로 친분이 두터운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연락을 해 기고문의 내용을 미리 설명하고, 대화를 나눴다는 것이 문제가 됐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클루니의 주장에 동조하지는 않았지만, 기고문을 NYT에 보내는 데에 반대하지도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바이든을 후보로 내세워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꺾을 수 없다는 비관적인 시각의 소유자라는 것은 워싱턴 정가에선 더 이상 비밀이 아닙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인지력 논란이 불거진 TV 토론 이후 바이든 대통령과 전화로 대화를 나눴습니다. 당시 외부에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전화로 바이든 대통령을 격려했다고 알려졌지만,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특별히 지지 입장을 밝히지 않고 객관적인 이야기만 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재직 시절 부통령으로 8년간 함께 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종종 냉정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신의 후임을 뽑는 2016년 대선에선 바이든을 설득해 불출마를 선언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고, 2020년 대선에서도 민주당의 대선 후보들이 각축을 벌였던 초반에는 바이든에 대한 지지선언을 하지 않고 막판까지 판세를 지켜봤습니다.
부통령 시절부터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일했던 측근들 사이에서는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이비리그 명문대 출신이고 젊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워싱턴DC에서 경험이 많은 바이든 대통령을 제대로 존중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8년간의 재임 기간 매주 1차례씩 바이든 대통령과 점심식사를 했지만, 측근들과 대화하는 것처럼 깊이있는 대화는 드물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당 안팎에서 후보 교체론을 주장하는 인사 중에 오바마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많다는 점도 바이든 캠프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오바마 전 대통령 수석전략가를 지낸 데이비드 액설로드는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지금 어떤 결정을 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 심각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습니다.
이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의 오랜 우군인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도 후보교체론이 확산하는 데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펠로시 전 의장은 최근 MSNBC의 '모닝 조' 프로그램에 출연해 바이든 대통령 재선을 둘러싼 민주당 내부의 강한 우려와 관련, "그는 사랑받고 존중받는 대통령이며, 사람들은 그가 결단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비공개적으로 만나는 동료 의원들에게는 훨씬 더 직접적으로 후보사퇴론을 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기 때문에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펠로시 전 의장은 대선과 함께 열리는 의회선거에서 경합주에 출마하는 의원들에겐 '당선을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라'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후보 사퇴요구를 하는 것이 득표에 도움이 된다면 망설이지 말라는 취지입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롯해 펠로시 전 의장과 가까운 관계인 민주당의 한 인사는 "두 사람은 바이든 대통령이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것을 기다리면서 지켜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펠로시 전 의장 측은 바이든 사퇴론의 배후라는 주장에 대해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완전하게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ma11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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