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가 행진' 일본·대만 급락…홍콩은 연이틀 급등 [Asia마감]

미국에서 그동안 시장을 주도해왔던 기술주들이 간밤 급락한 데 이어 12일 아시아 주요 증시에서도 그간 최고가 행진을 벌이던 일본과 대만 대표 지수가 급락했다. 중국 증시는 오름세를 보였다.

/AFPBBNews=뉴스1

일본 도쿄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2.45% 하락한 4만1190.68로 장을 마감했다.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던 증시가 이날 숨 고르기에 나선 모습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최근 급등한 반도체주 등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며 "전날 뉴욕증시에서도 기술주가 하락하는 등의 영향도 받았다"고 짚었다.

간밤 외환시장에서 엔화가 급등한 것도 수출주가 많은 지수에 부담이 됐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전날 미국 소비자물가지표(CPI)가 시장 예상보다 낮게 나오자 161엔대를 가리키던 엔·달러 환율은 약 30분 만에 157.44엔까지 급락했다. 아사히 신문은 "전날 뉴욕 외환 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한때 2% 넘게 급락했다"며 "엔화 절상으로 이익이 줄어든 수출 관련 기업들의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단시간 안에 환율이 요동치자 시장에선 즉각 일본 당국이 개입한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미쓰비시UFJ신탁의 오노데라 다카후미 트레이딩 담당자는 "엔화에 큰 움직임이 있었다"면서 "미국 CPI가 기대보다 낮았단 발표가 나온 직후라는 시점으로 봐서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 TSMC 등 주도로 최고치를 경신하던 대만 자취안지수 역시 이날 전일보다 1.94% 하락한 2만3916.93에서 거래를 마쳤다. 미국 증시 영향으로 대만에서도 기술주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몰렸다. TSMC는 전날보다 3.70% 하락 마감했다.

중국 증시는 모두 상승했다. 본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0.03% 오른 2971.30으로 거래를 마쳤다. 홍콩 항셍지수는 장 마감을 30여분 앞두고 전날보다 2.51% 상승한 1만8280.48을 나타내고 있다. 연이틀 2%대 급등세다. 블룸버그는 이날 홍콩 증시에 대해 다음 주 열리는 중국의 3중전회(20기 중앙위 3차 전체회의)에서 나올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고 짚었다.

이날 발표된 중국의 6월 수출입 지표는 내용이 엇갈렸다. 중국 해관총서는 6월 중국의 달러기준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8.6% 늘어나며 1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8%를 점쳤던 시장 예상치를 크게 상회한 수치다. 반면 6월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2.3% 줄어 지난 3월 이후 석 달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시장은 당초 2.8%가량 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었다. 이번 지표는 내수가 부진한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지현 기자 jihyun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