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진섭 노래가 이렇게 탈바꿈”…‘가수 백자TV’ 고소한 KTV, 대체 무슨 일?

유튜브 채널 ‘가수 백자TV’가 유튜브에 게재한 영상. [사진 출처 = 백자TV 캡처]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KTV 국민방송(KTV)’이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설 연휴 ‘대국민 합창 무대 영상’을 더빙해 풍자 영상을 만든 제작자를 고소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1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유튜브 채널 ‘가수 백자TV’는 지난 2월 13일 ‘(대통령실이 부릅니다) 탄핵이 필요한 거죠~ #풍자곡’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해당 영상은 올해 설 연휴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 직원이 가수 변집섭씨의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 거죠’를 합창한 영상을 가공한 것이다.

유튜버 겸 가수 ‘백자’는 원곡의 가사 곳곳을 ‘특검’, ‘구속’, ‘탄핵’ 등으로 바꿔 부른 음성을 영상에 삽입했다. 대통령 합창 영상(원본)을 유튜브에 게재한 KTV 측은 지난 4월께 경찰에 저작권법 위반으로 백자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KTV 고소의 취지는 영상을 무단 도용해 개작·변조하는 것이 위법이라는 취지다. KTV는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기관인 한국정책방송원이 운영한다. 또 유튜브 채널 ‘건진사이다’의 영상 1건도 고발 대상이 됐다. 지난 2007년 설립 이래 한국정책방송원이 저작권법 위반으로 민간인을 형사 고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KTV 관계자는 “백자TV는 신청 절차 없이 KTV 영상을 다운받아 활용했다”며 “대통령은 영상 제작 과정에서 ‘사랑이 필요한거죠’ 저작권자의 허락을 득하고, 사용에 따른 대가를 지불했다”고 설명했다. “KTV가 백자TV를 고소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야당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본 영상에는 대통령실 근무 참모와 직원들로 구성된 합창단이 다수 참여했는데, 이들이 마치 대통령을 조롱하는 왜곡된 영상에 나오며 대통령실 공무원 신분인 이들의 인권이 심각하게 침해됐다”며 “출연자 개인과 대통령실의 명예 등 피해를 박기 위해 영상을 내리는 유일한 방법인 고소를 택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최초 신고는 세종남부경찰서로 접수됐으나, 서울 마포경찰서가 사건을 이송받아 현재 수사를 진행 중이다. 백자는 자신의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사건이) 마포서로 넘어왔다”며 “오는 26일에 조사를 받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KTV 고소의 취지는 영상을 무단 도용해 개작·변조하는 것이 위법이라는 취지다. KTV는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기관인 한국정책방송원이 운영한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정부 산하기관의 공공저작물을 활용한 풍자 영상을 고소하는 건 지나친 검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저작권법 제24조의2(공공저작물의 자유이용)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업무상 작성하여 공표한 저작물은 허락 없이 이용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백자는 유튜브를 통해 “이게 저만 그런 게 아니다. 엊그제 청문회에서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자후를 토한 영상이 있다”며 “KTV가 이런 식으로 수십명의 유튜브에 삭제조치를 취하게 하고, 고소를 했다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양문석 의원실에 따르면 한국정책방송원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유튜브 콘텐츠 47건을 ‘저작권 침해(무단 도용)’ 등의 이유로 신고해왔다. 백자tv의 문제 영상도 업로드 5일 만에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재는 다시 게재된 상태다. 야권에서는 이를 두고 KTV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