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고와 강릉고, 고교야구선수권 결승 놓고 맞붙는다

강호철 기자 2024. 7. 12.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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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정우주 앞세워 청담고에 3대1 승리... 강릉고는 부산고 9대2로 꺾고 돌풍 이어가
제79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 대회 전주고와 청담고의 경기가 1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렸다. 전주고 정우주가 역투하고 있다. 정우주는 4와 3분의 2이닝 동안 안타 1개만 내주고 삼진 7개 잡는 호투로 팀의 3대1 승리를 이끌면서 전주고의 청룡기 첫 4강 진출을 이끌었다. /박재만 스포츠조선 기자

특급 에이스 정우주를 앞세운 전주고와 ‘강호들의 늪’ 강릉고가 청룡기 고교야구선수권 준결승에서 맞붙는다. 전주고는 1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9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준준결승에서 평택 청담고의 돌풍을 잠재우고 3대1로 승리, 팀 창단 후 첫 청룡기 4강에 올랐다. 강릉고는 우승 후보 중 하나인 부산고를 9대2로 대파하고 2019년 이후 5년 만에 준결승 그라운드를 밟게 됐다. 강릉고는 2007년과 2019년 두 차례 결승에 올랐으나 모두 준우승에 머물렀다.

전주고에선 두 번째 투수로 나와 4와 3분의 2이닝을 1피안타 3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3학년 에이스 정우주의 역투가 빛났다. 정우주는 선발투수 이호민이 4회초 선취점을 내준 데 이어 2사 2루 추가 실점 위기에 몰리자 마운드에 올랐다. 점수를 더 내주면 경기 흐름을 내준다는 주창훈 감독의 판단이었다. 정우주는 청담고 9번 정민규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기대에 부응했다.

정우주는 제구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아 5~7회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고도 그때마다 시속 151㎞의 빠른 볼을 앞세운 삼진으로 상대 공격을 막아냈다. 6회 청담 선두 타자 오영준에게 유일하게 내야안타를 맞았다. 8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한 정우주는 9회 청담고 첫 타자 김수로를 삼진으로 잡아내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그때 투구 수가 60개. 하루 의무 휴식 후 14일 예정된 준결승전에 나설 수 있다.

정우주는 타석에서도 재능을 발휘했다. 전주고가 6회 무사 2·3루에서 희생플라이로 1-1 동점을 만들고 이어간 1사 3루에서 우전 결승 적시타를 터뜨렸다. 정우주는 “삼진을 욕심내지 않으려고 했는데, 야수들을 믿고 던지다 운 좋게 삼진도 많이 잡아낸 것 같다”며 “투수뿐 아니라 타자로서도 제 역할을 한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그는 “첫 청룡기 8강 목표를 이뤘으니 내친김에 결승 무대까지 서서 다른 학교 최정상급 투수와 선의의 경쟁을 펼쳐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 창단 후 첫 고교선수권 8강을 달성했던 청담고는 에이스 강병현이 투구 수 제한에 묶여 나서지 못하는 가운데 탄탄한 수비를 앞세워 전주고와 끝까지 접전을 펼쳤다. 홍민규(중견수), 오영준(좌익수), 한우주(우익수) 등이 전주고의 2루타성 타구를 역모션으로 잡아내는 호수비 퍼레이드를 펼쳤고, 내야 수비도 안정적이었다. 4회초엔 2사 2루에서 8번 타자 배성윤이 좌중간 2루타를 터뜨리며 선취점을 뽑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5회부터 구위가 떨어진 한예성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임준영으로 전주고 공격을 막아내기는 무리였다.

12일 부산고와의 청룡기 고교선수권 8강전에서 역투하는 이의천. 5이닝 무실점 투구로 승리를 이끈 이의천은 자신이 '롤 모델'로 삼고 있는 전주고 정우주와 결승 길목에서 만나 대결을 펼치게 됐다. /박재만 스포츠조선 기자

이어 열린 경기에선 강릉고가 난적 부산고를 9대2로 무너뜨렸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부산고가 앞선다는 평가였다. 하지만 강릉고는 초반 흔들린 부산고 마운드의 틈을 놓치지 않았다. 1-2로 뒤진 2회 6점을 몰아치며 부산의 사기를 꺾었다. 선두 타자 권민수의 볼넷과 김도윤의 번트 안타와 수비 실책, 그리고 몸에 맞는 볼로 만루 기회를 잡았다. 강릉고는 김민식의 동점 적시타와 밀어내기 볼넷, 외야 희생플라이로 4-2 역전에 성공했고, 2사 후 이용현·송지훈·권민수의 적시타가 잇달아 터지면서 순식간에 7-2로 점수를 벌렸다. 강릉고는 6회엔 8번 전홍록의 좌월 홈런으로 부산고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강릉고는 1회말 선발 김태흥이 흔들리자 주저없이 2학년 이의천을 마운드에 올렸고, 이게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이의천은 0-1로 뒤진 1회 2사 만루에서 등판해 첫 타자에게 밀어내기 몸에 맞는 볼을 허용했으나 다음 타자를 외야플라이로 처리하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그는 6회 투아웃을 잡고 내려올 때까지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 승리를 이끌었다. 이의천은 “전주고 정우주가 롤 모델이다. 같은 고교생인데도 자신 있게 공을 던지는 게 너무 멋있다”며 “이틀 전 만나 사인도 받으면서 꼭 4강전에서 만나자고 했는데 이뤄져서 영광이다. 반드시 이겨보고 싶다”고 말했다. 최재호 강릉고 감독은 “서울고와의 16강전을 극적으로 이긴 다음 언제든지 경기를 뒤집을 수 있다는 팀 정신이 승리를 이끌어낸 것 같다”며 “전주고가 투타가 조화롭지만, 오늘처럼 언제나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선전을 다짐했다.

13일엔 마산용마고와 장충고(오전 10시), 광주일고와 덕수고(오후 1시 예정)가 4강 진출을 다툰다. 마산용마고는 2, 3회전에서 대구상원고, 천안 북일고 등 전통의 강호를 모두 물리치고 8강에 올랐다. 1980년 준우승이 대회 최고 성적. 주태준, 강민이 이끄는 마운드가 탄탄하다, 2021년 이후 3년 만에 4강 진출을 노린다. 이에 맞설 장충고는 2020년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16강 전에서 포항제철고에 뒤지다 9대7 역전승을 거두며 기세가 올라있다.

광주일고는 2004년 이후 20년 만에 4강 진출을 노린다. 이번 대회 3승을 거둔 좌완 김태현과 우완 권현우로 짜인 원투펀치로 덕수고를 상대한다. 덕수고는 자타가 공인하는 올 시즌 최강. 이미 협회장기 및 이마트배와 황금사자기 2관왕에 오른 덕수고는 정현우·김태형·유희동 트리오가 고교 최강 마운드를 구축하면서 올해 전국 대회 무패 행진(주말리그 제외)을 이어가고 있다. 청룡기를 6차례 품에 안았고, 2016년 이후 8년 만에 우승에 도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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