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션' 권율, 악역에도 철학이 있다 [인터뷰]

김진석 기자 2024. 7. 1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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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댄디한 외모와 상반되는 사이코적 빌런을 입체적으로 소화했다. 그러나 권율은 촬영 전 감독에게 "더 이상 악역을 안 하겠다"라고 전할 정도로 배우의 행보에 대해 깊게 고민했단다. 화술이나 화법에서 세련된 느낌이 느껴지던, 검사 전문 배우로 거듭난 권율의 이야기다.

지난 6일 종영한 SBS 드라마 '커넥션'은 누군가에 의해 마약에 강제로 중독된 마약팀 에이스 형사 장재경(지성)이 친구의 죽음을 단서로 20년간 이어진 변질된 우정, 그 커넥션의 전말을 밝혀내는 중독 추적 서스펜스 드라마로 권율은 극 중 박태진을 연기했다.

극 중 박태진은 브레인이자, 메인 빌런인 사이코 패스 성향을 지닌 인물이다. 권율은 광기가 담긴 악역을 연기한 소감으로 "사이코 패스적 접근보단, 소시오 패스적인 접근을 했던 것 같다. 자신의 이해관계에 충족되지 않는 상황이나. 가감 없이 쳐내기도 내려내기도 한다. 주변 설계도 철저하게 할 수 있는 위치였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라며 캐릭터 설정의 배경부터 설명했다.

그는 "그런 사람들은 그 순간만큼, 진심이다. 철저한 생각을 배제시키고 도려낼 수 있는 것이 소시오패스의 성향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라며 "주변 친구도 다 친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자신에게 철저히 이득이 되는 이해관계가 최악의 순간에 앞서게 된 게 태진의 절대적인 모습이었다고 생각한다"라고 언급했다. 태진의 본질에 대해서는 "자신의 환경에 대한 자격지심이 있던 것 같다. 내가 태어난 껍데기나 환경에 의해 눈에 보이지 않는 괴리가 생긴다는 것에 대한 자격지심이 많았던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권율은 이너써클과의 호흡도 언급했다. 그는 "보험금, 이너써클, 스토리 라인의 매개 우리 셋(권율·김경남·차엽)이 집중을 하자고 다짐했다. 이 드라마에서 우리 라인이 가장 스릴감과 긴장감이 넘치게 만들어보자며 준비하게 됐다"라며 "저희 집까지 와주기도 했다 아지트처럼 세팅해 놓고 시간 가는 줄을 모르고 연기 연습을 했다. 한번 모이면 4~5시간씩 연습했다"라고 전했다. 권율은 자신이 밥을 샀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는 악역의 철학까지 드러냈다. 권율은 "악한 사람은 '내가 악한 사람이야' 하고 살지 않을 것이다. 숨을 쉬듯 당당한 행동들이, 모이고 포커싱이 되며 큰 사건으로 재조명되면서 다시 복기되며 소름돋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기를 하면서 중점을 두는 부분이다. 더 악하게 보이게 한다거나, 더 소리를 지른다거나, 이런 부분에 집중하지 않는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권율은 마지막회에서 죽기 직전 열연하며 소름을 유발하기도 했다. 그는 "엔딩을 가면서 지성 형님과 대화를 진짜 많이 했다. 이 신이 어떻게보면 후반부 이게 엔딩신이 될수도 있기에, 지성형이 엔딩처럼 잘 보이게끔 집중해서 잘 준비하자고 해주셨다"라며 "'이 많은 대사를 잘 해낼 수 있을까', '이 많은 서사를 어떻게 사람들에게 납득이 되게 다가갈 수 있을까'에 대해 부담을 가졌다. 그러다보니 가장 단순하게 생각을 하게 됐다. 이 총을 거침없이 들게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드려고 했다. 그렇게 에너지가 모였고 생각보다 신의 임팩트가 기존의 톤앤 매너보다 기억에 남게되지 않았나 싶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마지막 방송 후 SNS에 "고생했다"라고 말을 남긴 것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권율은 "태진이가 고생을 했다는 인사말이었다. 이 작품은 그 어느 때보다, 고생을 안 한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어느 작품에서도 소통을 이렇게 열심히 한 곳이 없었다. 제가 제 연기에 갇혀서 살아왔다면, 이번에는 매번 현장에 가서 제가 고생을 해야 할 걸 나눠든 느낌이었다. 어느 때보다 마음적으로 편안하게 연기했던 것 같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권율은 현재 JTBC 드라마 '놀아주는 여자'에서도 검사 역할로 활약 중이다. 그는 "촬영하며 시기는 가늠할 수 없었다. 한참전에 찍었었는데, 상황으로 인해 공교롭게 비슷한 시기에 나오게 되어 아쉬움도 있다"라며 "연기에 대한 두려움보단, '이미지의 소모', '고착화'에 대한 우려가 있기도 하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권율은 "당시에는 '오당기'에서 검사였고 다음 작업이었기 때문에 변별점을 어떻게 둘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겉으로 보기엔 굉장히 따뜻한 캐릭터다. 검사로서 소신이 있는 인물이길 바랐다. 외유내강의 캐릭터가 '놀아주는 여자'의 모습, 박태진은 오리무중의 캐릭터였다"라고 전했다.

권율은 왜 법조인의 역할에 자신이 잘 어울리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했다. 그는 "그런 이미지가 있다고 말씀해주시더라. 저도 그 이미지가 뭔지는 모른다. 제가 여기서 생각이 드는건, 저의 화술이나 화법이 딱 언론고시를 패스한 느낌이 들어서 그런가보다. 저도 궁금하다"라고 의문을 자아냈다. 더불어 해보고 싶은 역할로는 "완전 한량에 백수를 해보고 싶다. 킹받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라고 말해 웃음을 전했다.

그의 목표는 연기적으로 잘 보여드리는 것이었다. 권율은 올해 목표에 대해 "아직 반이라 달성했다고 말하기 섣부를 수도 있지만, 연기적으로 잘 보여드리고 싶었던 해다. 근 2년은 예능적으로 많이 보여드렸다. 그런 모습들을 잘 보여주고 싶었다. '커넥션'을 감사하게 예쁘게 봐주신것 같아서 아직까진 올해 세운 목표에 가깝게 한발한발 움직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있다"라며 감사함을 전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권율 | 커넥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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