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 연봉 380만 원→송승헌과 '맞다이'..'플레이어2' 배재성의 발견(종합)

문지연 2024. 7. 1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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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시크릿이엔티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사랑한다고 말해줘'의 청각장애인 강시후부터 '플레이어2'의 정규까지, 지난 1년여간 한계 없는 변신을 만들어온 신예 배우 배재성(30)이다.

배재성은 최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플레이어2'(박상문 최슬기 극본, 소재현 연출)에서 악의 정점에 있는 제프리정(김경남)의 오른팔 정규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플레이어2'는 '가진 놈'들을 시원하게 털어버리는 팀플레이 액션 사기극을 그린 작품. tvN의 슈퍼 IP인 '플레이어'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고, 첫 방송부터 마지막 방송까지 시청률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아냈다. 배재성은 이같이 기대를 받았던 작품 속에서 판세를 바꾸고 음모를 꾸미는 핵심 인물로 부상하며 극에 재미를 더했다.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난 배재성은 '플레이어2'를 돌아보며 "악역이 처음이다 보니, 감정이 없이 누군가를 죽이고 지시에 따르는 것이 어떻게 해야 감정표현이 잘 될지 고민이 많았는데 잘 나와서 다행"이라며 웃었다. 특히 이 신인 배우는 대선배들과의 호흡에 더해 첫 해외 원정 로케이션 촬영까지 동행하며 잊지 못할 경험까지 쌓았다. 태국에서 진행됐던 '플레이어2'의 촬영 현장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배재성과 '플레이어2'의 만남은 믿음으로 이뤄졌다. 누적 조회수 6억 뷰를 기록할 정도로 MZ세대내 인기를 끌고 있는 웹드라마 '짧은대본'의 주인공이었던 배재성을 본 소재현 감독이 오디션을 제안했고, 이 속에서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게 됐다는 것. 배재성은 "'짧은대본'을 보시고 '이 친구의 매력이 뭘지' 고민을 하셨다더라. 사실 제가 연기한 병운이가 '짧대' 세계관에서는 인기남이었는데, '이유가 뭘까' 궁금해하시면서 저를 불러 보셨고, 웃을 때는 선해보이는데 안 웃으니 다른 면도 보인다"고 해주셨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시크릿이엔티

기적과도 같은 발탁이었지만, '플레이어2'에 합류하기까지는 수많은 어려움도 존재했다. 특히 배재성은 촬영을 앞둔 상황에서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는 사고까지 당했던 터. 배재성은 "지하철역에서 계단을 오르던 중 뭔가가 터지는 소리가 났고, 순간 오른발에 힘이 풀리더라. 구급대원들이 들것으로 저를 옮겨주셨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다친 것도 속상한데 촬영을 코앞에 뒀으니 신인 배우의 마음이 불안했던 상황이지만, 소재현 감독은 오히려 "믿고 기다려보겠다"며 그를 안심시켰다고. 배재성은 "어차피 1회와 2회에서는 어리바리하게 나오는 캐릭터라서 그쪽으로 가닥을 잡고 절뚝이면 괜찮을 것 같다고 해주셨다. 편히 하라고 해주셨다. 그런데 제가 의상 피팅을 하다가 또 한 번 발을 잘못 딛어 다칠 뻔했는데, 그 순간 저는 '나 진짜 바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며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배재성이 이처럼 아쉬워하고 속상해했던 이유는 앞선 경험에 있었다. 과거 김한림 감독의 대작 '한산'에 캐스팅됐던 배재성은 촬영 9일을 앞두고 발등 뼈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던 것. 냉장고에서 떨어진 얼린 조기 탓에 발등이 부러지는 사고를 겪었던 그는 안타깝게도 캐스팅이 교체되며 하차하게 됐다. 배재성은 "당시 제가 연에 380만 원을 벌 정도로 수익이 없었던 상황이었다. 사실 연기를 하기 위해 이선희 선배님 경호원부터 '쓰리 잡'을 뛰며 2000만 원을 모아 시작했던 차였는데, '한산'에서 떨어진 이후 2~3년간 굉장히 피폐하게 살았다"며 과거를 돌아봤다.

그렇게 소중하게 잡았던 기회이기에 배재성은 더 열심히 하고픈 마음도 컸다고. 배재성은 "첫 대본 리딩에 가는데 보조기까지 착용하고 가다 보니 많이 떨렸다. 그래서 유튜브에서 대본리딩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보고, 미리 숙지하고 시뮬레이션까지 해갔다. 심지어 제가 무려 '한류천왕' '가을동화'의 송승헌 선배님과 연기를 하게 됐다는 것도 믿어지지 않았다. 부모님이 더 좋아하시면서 '어때 진짜 잘생겼어?'하시는데 엄청나게 잘생기셨고 후광과 아우라가 있었다. 처음엔 말도 걸기 어려울 정도였는데, 오히려 저에게 동네 형처럼 편안하게 다가와주시고 대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시크릿이엔티

심지어는 송승헌과 맞대결, 일명 '맞다이'를 펼치는 신도 존재했다. 마지막까지 자신의 역량을 펼쳤던 덕분에 주어진 기회였던 바. 배재성은 해당 신 역시 잘해내고픈 마음이 가득했다고. 배재성은 "송승헌 선배님과의 맞대결이 있을 것이라는 걸 알고 바로 액션스쿨에 가서 연습에 매진했다. 현장에서 대기하면서도 선배님과 많이 맞춰봤다. 선배님께 '혹시 맞춰볼 수 있을까요?'라는 말을 저는 못했는데, 선배님이 먼저 저에게 '맞춰보자'고 해주셔서 감사했다. 심지어는 저에게 '과감하게 하라'고 해주셨다"며 "선배님은 항상 촬영에서 앵글에 걸리지 않으시는 샷인데도 불구하고 저에게 대사를 쳐주시더라. 감사하게도 정말 몰입이 잘 됐다. 선배님과 임슬옹 선배님 콘서트에도 함께 갔었는데, 저에게 '나도 너랑 할 수 있어서 고마웠다. 또 좋은 작품에서 보자'고 해주셨다. 감사했다"고 밝혔다.

감정 없는 살인이지만, 제프리정에 대한 알 수 없는 충성심까지 있었던 정규는 배재성이 풀어야 하는 숙제였다. 배재성은 "감정이 없는 캐릭터다 보니까 어려움도 있었다. 그리고 제프리정에게 정규가 왜 그렇게 충성을 다하는지도 궁금했다. 그래서 전사를 스스로 만들었던 것 같다. 어릴 때에 고아였는데, 제프리정이 거둬 키우면서 세뇌를 당하지 않았을까 싶은 것이다. 가스라이팅을 당해 이 사람이 나의 아머지라고 생각했다. 절대 복종하는 것으로 길을 잡았다. 그래서 제프리정에게 칼을 받는 장면에서는 '나 드디어 인정을 받았다. 그의 아들이 된 것 같다'는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사진제공=시크릿이엔티

이번 작품에서 배재성은 정규로서 총 6회의 살인을 저질렀다고. 그중에서도 신형민(홍종현)을 살해하는 장면은 유독 고민이 많았던 장면이다. 배재성은 "대본 흐름상 누군가를 처음 죽이는 최초의 살인이다 보니까, 조금은 욕심을 가지고 이것, 저것 준비를 했다. 다 똑같이 감정이 없이 죽이는 것보다는 죽일 때에도 미숙하게 죽이는 걸 시도해보려고 했다. 그래서 미세한 표정에서 차이를 주려고 하다 보니 많이 어려웠다. 다른 인물들을 살해할 때에는 동공의 흔들림도 없이 퇴장하지만, 종현이 형을 쳤을 때에는 쓰러지고 '잘 된 건가?' 하는 미세한 포인트를 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 정도로 고민이 많았고 해보고 싶던 것도 많았던 작품이기에 유독 애정이 가는 정규다. 악역의 재미를 한 차례 봤기에 다른 악역에도전해보고 싶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선한 얼굴과 악한 얼굴이 공존하는 배재성은 사이코패스로의 변신까지 꿈꿨다. 배재성은 "다음 작품은 사이코패스 같은 것을 해보고 싶다. 앞에선 웃고 서글서글하지만, 뒤에서는 완전 표정이 싹 변하면서 사이코적인 면을 보여주는 역할. 2회에서의 정규처럼 그런 연기를 긴 호흡으로 해보고 싶다는 바람도 생겼다"고 했다.

언젠가는 시상식 무대에 설 날을 기대하는 배재성이다. 꾸준함으로 버텨온 지난 세월을 포함해 1년간 다채로운 캐릭터를 보여줬던 그이기에 이 바람 역시 헛된 것은 아니라는 확신도 든다. 배재성은 "언젠가는 영화제나 시상식을 제 작품으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제의 에너지가 너무 좋아서, 제 작품으로 함께하고 싶다"며 웃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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