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장 후보자 처가 회사 ‘모범납세자상’ 받고 세무조사 3년 유예
국세청 “모범납세자상은 공정·투명하게 선정”
“직무수행 과정서 부당한 영향력 행사한 적 없어”
강민수 국세청장 후보자가 국세청 징세법무국과 법인납세국 국장으로 재직하던 최근 4년 동안 후보자의 처가가 운영하는 가족 기업 중 2곳이 모범납세자로 선정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사위 찬스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으나, 국세청은 “모범납세자는 공정하고 투명하게 선정했다”고 반박했다.
천 의원이 12일 국세청으로부터 확인한 바에 따르면 강 후보자의 처가 일가 기업집단 중 주식회사 유창은 2020년 3월3일 모범납세자 장관표창을, 주식회사 유창강건은 2021년 3월3일 모범납세자 세무서장상을 받았다.
표창 당시 ㈜유창에는 후보자의 장인과 처남이 공동대표로, 후보자의 배우자가 사내이사로 재직했다. ㈜유창강건은 후보자의 처남이 사내이사로 재직했다. 이들은 지금까지 각 회사의 등기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표창 이후 장인은 ㈜유창강건의 사내이사로 추가 등재된 바 있다.
이들이 모범납세자상을 받았을 당시 모범납세자 선정자는 세무조사를 3년(지방청장상 이하는 2년)간 유예받고, 정기조사 시기를 선택할 수 있는 파격적인 혜택을 받았다. 인천공항 비즈니스센터 이용권한, 철도운임할인 등의 혜택 대상이 됐다.
처가 일가 기업이 모범납세자 상을 받았을 당시 강 후보자는 국세청에서 법인세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국장 지위에 있었다. 강 후보자는 2019년 7월부터 2020년 9월까지 징세법무국장을 거쳐 2020년 9월부터 2021년 7월까지 국세청 법인납세국장을 지냈다.
천 의원은 “국세청 징세법무국과 법인납세국은 대한민국의 수많은 기업·개인의 납세의무 준수를 총괄하는 국세청의 ‘실세’ 부서 중 하나”라며 “과연 수 많은 혜택이 주어지는 모범납세자상에 자신의 처가 일가가 두 번이나 수상한 것과 관련하여 후보자는 지금까지도 이해충돌의 소지가 없다고 보는지 청문회 과정을 통해 엄중히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세청은 “모범납세자는 객관적 선발기준을 충족하는 납세자를 대상으로 세무서, 지방청의 단계별 검증을 거칠 뿐만 아니라, 공적을 국세청 누리집에 올려 공개검증을 거치는 등 공정하고 투명하게 선정하고 있다”며 “후보자는 직무수행 과정에서 어떠한 경우에도 부당하게 영향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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