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빚덩어리’ 아시아나항공, 노조는 무슨 대안이 있나

“항공업을 시작하고 싶어도 아시아나항공 같은 빚덩어리를 사는 것은 기업으로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격이다.”
지난해 말 만났던 산업계 고위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코로나 사태 후 항공업계가 초호황기를 맞고 다른 항공사들이 줄줄이 영업이익 신기록을 세워도 아시아나항공을 부실기업으로 바라보는 산업계의 시선은 변하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은 부채 규모가 12조7739억원이다. 한국산업은행(산은)에 갚지 않아도 되는 비유동성 리스부채 4조2750억원을 빼도 8조989억원이 남는다. 지난해 12월 1500%였던 부채비율은 올해 3월 2006%로 늘었다. 대한항공과의 합병이 무산되면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어렵다.
아시아나항공은 독자생존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인데,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은 시간을 더 주면 독자생존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아시아나항공 노조가 대한항공과의 합병을 반대하는 이유는 일자리 때문으로 보인다. 항공업 경험이 없는 제3의 기업이 인수해 주길 바라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에는 이미 3조6000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다. 돈과 시간을 무한대로 투입하면 아무리 부실한 기업이라도 생존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노조에는 냉혹하게 들릴 수 있으나 세상은 아시아나항공만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제한된 돈과 시간은 더 효율적인 곳으로 가야 하고, 그게 경제가 작동하는 방식이다.
항공업은 연료비, 정비비 등이 꾸준히 들어간다. 신기재도 사야 하고 거기에 맞춰 인력도 뽑아야 한다. 아시아나항공은 당장 새 비행기를 들여올 여력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의 기본인 ‘규모의 경제’를 유지할 능력이 없는 것이다.
항공업계에서는 이미 문을 닫아도 이상하지 않을 회사에 국가가 특혜를 주는 게 아니냐는 불만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노조는 정부가 한진가(家)를 지원하기 위해 합병을 밀어붙인다고 하지만, 심폐소생술을 받는 건 아시아나항공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사이 후발주자인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치고 올라오고 있다. 여객 수가 아시아나항공과 비슷해진 제주항공은 인수합병(M&A)을 준비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노조가 비판하는 사모펀드가 운영하는 에어프레미아는 승무원을 100명 뽑겠다고 한다. 아시아나항공 노조만 과거의 영광에 젖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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