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명화 ㈜명화콘크리트 대표 “아침에 떠올린 긍정 하나가 하루를 바꾼다”
“매일 새로운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긍정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12일 화성시 장안면에 위치한 건축자재(콘크리트벽돌, 블록) 생산·제조업체 ㈜명화콘크리트 건물에 들어서자 가지각색의 벽돌들이 잘 정돈된 모습이었다. 가득 쌓인 벽돌 사이에서 배명화 대표(62)가 밝게 웃으며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모습에는 당당함과 자신감, 그리고 열정이 넘쳐 흘렀다.
배 대표는 “자신감과 긍정으로 39년 동안 건설업에 몸 담았습니다”라고 말하며 웃음지었다.
줄곧 대전에서 살다 23살에 서울로 상경한 배 대표는 ‘우연히’ 건설업에 발을 들이게 됐다. 집 근처 벽면에 붙어 있는 건축자재 제조회사에서 사무직 직원을 구한다는 내용의 공고문을 본 배 대표. 그저 돈을 벌기 위해 회사에 지원하면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 회사를 시작으로 배 대표는 무려 27년 동안 건축자재 제조 회사에서 지식과 경험을 쌓았다. 당시 여성임에도 회사에선 그를 ‘가장 큰 보물’이라고 칭하며 능력을 인정했다.
일명 ‘에이스’로 불린 그에게 주변에선 “회사에 소속되지 말고 직접 회사를 운영해도 성공할 수 있다”며 회사 설립을 권유했다. 그의 능력을 알아본 것이다.
이 말을 들은 배 대표는 27년 동안의 회사 경험을 ‘훈련’이라고 생각하고, 곧바로 실전에 들어갔다. 그렇게 2012년 5월 건축토목자재 유통 기업 명화티앤씨를 설립했다.
회사 설립 초반, 결코 부유한 환경에서 시작하지 않았다. 그는 1명의 여직원과 함께 허름한 13평 남짓한 옥탑방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끊임없는 도전과 노력, 그동안의 경험으로 회사가 점점 발전하자, 배 대표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직접 건축자재를 생산하자고 결정, 일말의 고민없이 2014년 지금의 ㈜명화콘크리트를 만들었다.
풍부한 경험과 충만한 자신감에도 부족한 건 있었다. 바로 건축자재 제조업에서 가장 중요한 기계를 다루는 일이었다. 배 대표는 회사에 소속돼 있을 당시 마케팅 업무만 담당해 현장에 대한 지식은 전무했던 것이다.
대기업을 상대로 영업하며 회사에서도 인정받았던 배 대표는 회사 설립 후 현실의 어려움을 맞닥뜨렸다. 건축자재를 납품할 곳은 손쉽게 찾았지만, 정작 자재를 생산함에 있어서는 뜻대로 되지 않았다.
이에 오퍼레이터(기계를 다루는 기술자)를 영입했으나, 당시 이들은 ‘기계를 다루지 못하는 여성’인 배 대표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배 대표가 업무를 지시하거나 요구하면, 오퍼레이터들은 화를 내며 기계를 멈추고 집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배 대표는 좌절하지 않고 “일찍 일어나는 새가 모이를 더 많이 먹는 것처럼 누구보다 빨리 일어났다”고 말했다.
배 대표는 집이 아닌 회사 기숙사에 살면서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 기계를 한 번이라도 더 살펴보고, 회사 청소, 심지어 화장실 청소까지 했다. 특히 생산 과정에도 직접 참여해 직원들과 함께 ‘값진’ 땀을 흘렸다.
이런 노력 끝에 2년 뒤 자신을 무시하던 오퍼레이터들과 동거동락하면서 결국 그들에게 인정받았다.
이후 그들과 배 대표의 에너지는 한 데 모여 회사는 급격히 발전, 2012년 회사 설립 초기 1억에도 미치지 못했던 매출은 지난해 150억원까지 증가했다.
배 대표를 여성이 아닌 회사의 대표로 보고 믿고 따른 직원들, 직원들을 동업자라고 생각하며 함께 일한 배 대표. 이들의 시너지로 지금의 명화콘크리트는 시멘트2차제품(콘크리트벽돌 및 블록, 디자인블록) 전문제조생산 및 건축토목자재(점토벽돌, 수입고벽돌, 레미탈 등) 전국 총판매업체로 탄생하며 대형건설사 및 공공기관, 조달청 등에 납품하는 결실을 이뤄냈다.
또 콘크리트제품은 건설현장에 들어가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자재인 만큼 직원들과 품질 향상에 대해 수없이 고민하고 논의한 결과, 기능성 제품 개발에도 성공했다.
이에 벽돌, 블록부문 KS제품인증, 환경표지인증, 위험성평가인정서 등 각종 특허를 보유하고 있고, 2024년 제58회 모범납세자 중부지방국세청장상을 표창받기도 했다.
여성 1인기업으로 출발해 국내건축자재업계의 선두주자가 되기 위해 각종 인센티브제, 다변화전략, 여성고용, R&D를 시행하고 있으며, 근로자의 복지환경과 경기지역발전을 위해 혁신과 변화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배 대표가 속한 여성경제인협회에서도 그에게 깊은 도전 정신을 줬다고 한다. 자신과 같이 여성이 종사하기에 힘든 업종에서 위기와 고난을 견디고 정상에 선 여성 대표들이 너무나 많았던 것이다. 여경협에 속한 뒤 그는 다시한번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배 대표는 지역사회에 따뜻한 나눔의 손길도 내밀고 있다. 현재 에티오피아, 마다가스카르, 아프리카 등에 전쟁 고아, 난민들을 위해 우물을 만들어주고 있으며, 의료업계에도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환우들과 소외계층 환자들이 건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배 대표는 “미래의 여성 경제인을 꿈꾸는 청춘에게 이 말을 해주고 싶다.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열정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용기 그리고 자신의 진실성을 전달하는 긍정의 에너지가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항상 감사함 속에 살아야 한다. 그러면 인생이 긍정의 삶으로 바뀔 것이다. 위기가 닥쳐올 때 비관적이게 생각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침에 떠올린 작은 긍정 하나가 당신의 하루를 바꿀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대현 기자 lida@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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