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대북송금' 쌍방울 김성태 실형…법정 구속 면해(종합)

CBS노컷뉴스 정성욱 기자 2024. 7. 12. 16: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뇌물공여 등 징역 2년 6월, 정치자금법 징역 1년 집유 2년
"공무원 공정성, 정치자금법 입법 취지 훼손"
"음성적 방법으로 북한에 거액 지급…외교안보 문제"
"증거인멸 우려 없다" 법정 구속은 면해
연합뉴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뇌물을 제공하고, 경기도를 대신해 북한에 돈을 넘긴 혐의로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 전 부지사 재판 판결과 같은 취지로 김 전 회장의 뇌물공여와 불법 대북송금을 유죄로 판단했다.

11일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는 김 전 회장의 선고공판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뇌물공여 등 혐의로 징역 2년 6월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된 김 전 회장의 매제이자 쌍방울 전 재경총괄본부장에게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전 회장은 2018년 7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이 전 부지사에게 쌍방울의 법인카드와 법인차량을 제공하고, 측근에게 허위 급여를 지급하는 등 정치자금 3억 3400만원과 이 중 뇌물 2억 5900만원을 공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또 2019년 1월과 4월 경기도를 대신해 북한에 스마트팜 조성 지원비용 500만 달러, 같은해 7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방북을 위한 거마비 3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대납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도 받았다.

재판부는 이화영 전 부지사에 대한 판결과 같은 취지로 김 전 회장에 대한 판결 역시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전 회장 등 쌍방울 임직원들이 이 전 부지사와 공모해 경기도 스마트팜 비용으로 164만 달러를 대납했다고 판단했다. 이 전 부지사 재판 때와 마찬가지로 당초 검찰이 기소한 스마트팜 비용 500만 달러 중에서 164만 달러만 인정된 것이다.

또 재판부는 김 전 회장 등이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방북비용을 위해 230만 달러를 북한 조선노동당에 지급했다고 판결했다. 조선노동당은 금융제재대상자로 한국은행 총재의 허가 없이는 금융거래가 이뤄질 수 없다.

재판부는 이 전 부지사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도 모두 유죄로 봤다. 재판부는 김 전 회장이 이 전 부지사에게 쌍방울 법인카드를 제공하거나, 그의 사적 수행비서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형태로  1억 700만원의 뇌물을 공여했다고 판단했다. 또 해당 금액을 포함해 같은 방식으로 2억 1800만원의 정치자금도 불법 기부했다고 봤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달 열린 1심 선고에서 뇌물·정치자금법 위반,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징역 9년 6월을 선고받은 상태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공무원 직무의 불가매수성 및 공정성에 대한 일반의 신뢰가 훼손됐다"라며 "부정한 정치자금을 기부함으로써 정치자금법의 입법 취지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유력 정치인과의 사적 친분 또는 관계 유지를 위해 통일부 장관의 승인 없이 남북교류협력사업을 시행했다"라며 "투명하게 추진돼야 할 남북교류협력사업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음성적인 방법으로 북한에 거액의 자금을 무모하게 지급함으로써 외교안보 문제를 일으켰다"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사실관계는 모두 인정하고 있고, 동종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은 없는 점, 이화영의 요청 또는 회유로 범행을 결심하고 실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날 재판부는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재판에 성실히 임했던 태도를 감안했다"라며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재판이 끝난 뒤 김 전 회장은 "착잡하다. (향후 재판을) 열심히 받아봐야겠다"라고 말했다. 항소 여부에 대해선 "변호인과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 전 회장은 횡령 및 배임,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도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2019~2021년 쌍방울 임직원 명의로 만든 비상장회사 5곳의 자금 약 538억원을 횡령한 혐의다. 또 그룹 계열사에 11억원을 부당하게 지급한 혐의(배임)와 2018~2019년 쌍방울 계열사에서 전환사채를 3차례 발행하는 과정에서 허위 공시(자본시장법 위반)한 혐의도 받는다.

아울러 2020년 12월 쌍방울에 광림이 보유한 비비안 주식을 정당한 가액보다 78억원 비싸게 매수하도록 해 광림에 부당한 이익을 준 혐의(배임 등)도 받는다.

재판부는 이 전 부지사의 쌍방울 뇌물, 대북송금 사건 선고(6월 7일) 일정을 고려해 김 전 회장의 뇌물 및 대북송금 사건을 분리, 이날 먼저 선고했다. 횡령 등 기업 관련 사건 재판은 추후 이어갈 방침이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 이메일 :jebo@cbs.co.kr
  • 카카오톡 :@노컷뉴스
  • 사이트 :https://url.kr/b71afn

CBS노컷뉴스 정성욱 기자 wk@cbs.co.kr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