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취객 체포 중 뺨 때린 경찰, 독직폭행 혐의 피소
"체포영장 제시 안해" 경찰관 6명도 피소
[서울=뉴시스]박선정 신항섭 기자 = 서울 지역 한 경찰이 취객을 현행범 체포하는 과정에서 뺨을 때리는 등 과도한 물리력을 행사한 혐의로 피소된 것으로 파악됐다.
12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일 서울 광진경찰서 한 파출소 소속 경찰관 A씨는 모처에서 술에 취해 식당에서 모르는 사람을 폭행한 B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하는 과정에서 B씨의 뺨을 때렸다.
B씨는 당시 출동한 경찰에게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음에도 A씨가 자신을 때린 것은 독직폭행에 해당한다며 그를 고소했다.
B씨가 제공한 CCTV 영상에는 출동한 경찰들이 B씨와 마주 보며 이야기를 하다 한 경찰이 B씨의 뺨을 때리는 장면이 담겼다. 타격 직후 뒤쪽으로 넘어지려고 하는 B씨의 목을 또 다른 경찰관이 잡은 뒤 앞으로 넘어뜨려 체포하는 장면이 이어진다.
B씨는 뺨을 맞은 뒤 쓰러져 체포되는 일련의 과정에서 가슴과 무릎 등에 타박상을 입었다며 A씨를 비롯한 출동 경찰 4명을 독직폭행죄, 직권남용체포죄,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상해 혐의로 서울동부지검에 고소했다.
해당 파출소 관계자는 정당한 법 집행이었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B씨가 당시 경찰관의 배를 향해 휴대폰과 라이터를 던지고 손바닥으로 경찰관의 턱을 때렸다며 B씨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파출소 관계자는 뉴시스에 "경찰이 신분증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경찰에게 '네가 뭔데'라고 하며 경찰을 치고, 휴대폰과 라이터를 던진 상황"이었다며 "이에 앞서 우리 직원 2명이 맞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두 직원이 맞는 상황에서 경찰이 물리력으로 대응할 수 있는 규칙이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 물리력 행사의 기준과 방법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경찰은 '폭력적 공격' 이상의 상태인 대상자에게 손바닥, 주먹, 발 등 신체 부위를 이용한 가격하는 수준의 물리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이밖에 경찰봉으로 중요부위가 아닌 신체 부위를 찌르거나 가격, 방패로 강하게 압박하거나 세게 미는 행위, 전자충격기 사용도 허용된다.
광진경찰서 관계자는 "해당 사건을 인지하고 감사 의뢰를 했다"고 밝혔다. 향후 물리력 행사 규칙을 적용할 만한 상황이었는지 여부가 사안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달 초에는 경남 진주에서 마약사범이 체포되는 과정에서 경찰에게 폭행을 당해 늑골이 골절됐다며, 경찰 6명을 고소하는 일도 있었다.
마약사범인 C씨는 지난 5일 경기남양주남부경찰서 소속 경찰관 6명을 독직폭행, 직권남용체포죄, 허위공문서작성죄,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상해 혐의로 의정부지검 남양주지청에 고소했다.
C씨는 지난 3월20일 마약 매수와 투약 등 혐의로 경찰에 체포당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자신을 과도하게 제압하면서 늑골이 골절돼 전치 4주의 상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C씨가 체포된 오피스텔 로비의 외부 CCTV 영상에는 아내와 함께 외출하고 돌아온 C씨가 차에서 내리는 장면부터 체포된 이후까지의 상황이 담겼다. CCTV 원본 영상에는 C씨를 체포한 이후 차에서 영장을 가져온 경찰이 체포 사유를 고지하는 모습도 찍혔다.
C씨는 결박 전 체포영장의 범죄사실 요지 고지, 변호인 선임권, 진술거부권 고지 등 미란다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불법 체포라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폭력성을 보이거나 도주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음에도 경찰이 절차를 따르지 않고 과도한 물리력을 행사했다는 입장이다. C씨는 체포 이후 구속된 상태로 현재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남양주남부경찰서 관계자는 "도주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수사관이 신분을 밝히고 체포영장이 발부된 사실을 고지하는 과정에서 (C씨가) 소리를 크게 질렀다"며 "주차장의 다른 쪽으로 가려고 하니 수사관이 못 가게 당기는 과정에서 넘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체포하기 전 사전 고지도 충분히 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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