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내 반유럽' 헝가리 총리, 나토 정상회의 뒤 트럼프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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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내 반유럽' 행보로 유럽 국가들의 눈총을 받고 있는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11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미국 워싱턴DC에서 끝난 뒤 곧바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플로리다 자택을 방문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오르반 총리의 대변인은 오르반 총리가 이날 "'평화 임무'의 다음 여정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해 "평화 (실현)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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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유럽 내 반유럽' 행보로 유럽 국가들의 눈총을 받고 있는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11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미국 워싱턴DC에서 끝난 뒤 곧바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플로리다 자택을 방문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오르반 총리의 대변인은 오르반 총리가 이날 "'평화 임무'의 다음 여정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해 "평화 (실현)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오르반 총리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과 함께 "우리는 평화를 중재하는 방법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는 글을 직접 올려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회동 사실을 알렸다
그는 추가적인 설명 없이 "오늘의 좋은 소식: 그가 이것을 해결할 것이다!"라는 글도 남겼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자신이 대통령이었다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향한 미국과 서방의 군사지원에 반대하면서, 오는 11월 대선에서 당선되면 내년 1월 취임 전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하반기 유럽연합(EU) 순회 의장국인 헝가리 총리가 서방의 핵심 군사 동맹인 나토 창설 75주년 정상회의가 끝나자마자 나토의 가치에 의구심을 지니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마주 앉은 것은 서방 동맹들의 화를 더욱 돋울 것으로 보인다고 AFP는 논평했다.
오르반 총리는 헝가리가 EU 순회의장국이 된 직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을 중재하겠다는 '평화 임무'를 자임하며 지난 5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찾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하고 지난 8일에는 중국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나는 '마이웨이' 식의 깜짝 행보로 동맹국들의 비판을 산 바 있다.
오르반 총리는 러시아 방문 직전에는 키이우를 찾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회담을 했으나, 젤렌스키 대통령에게도 방러 계획을 함구했다.
서방 국가들은 가뜩이나 친러 성향을 유지한 채 서방의 반러시아, 반중국 기조에 엇박자를 내온 오르반 총리가 나토 정상회의를 목전에 두고 동맹들과 조율 없이 갑작스레 러시아와 중국을 방문하며 평화 중재자를 자처하자 불쾌감을 표하며 오르반 총리를 성토했다.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은 "오르반 빅토르는 어떤 형태의 협상을 수행하기 위한 권한도 동맹이나 EU에서 부여받지 못했다"며 "그는 스스로의 이익을 위해 그것을 할 수는 있겠지만, 여기에 근본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냉소했다.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젤렌스키 대통령도 기자회견에서 "모든 지도자가 중재자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를 위해서는 상당한 권한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오르반 총리를 비판했다.
한편, 오르반 총리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만남은 지난 3월 초에 이어 약 4개월 만이다. 오르반 총리는 지난 3월 방미 도중에도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언론과 사법부를 통제하고 성소수자 권리와 이민을 제한하는 오르반 총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부터 '절친'으로 통하면서 '동유럽의 트럼프'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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