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국 위기 TBS 내부 "대표 대행 즉각 사퇴" 요구

TBS 사측, 양대노조와 단체 교섭 결렬…"교섭에 불참하라는 대표 대행 지시 확인"

[미디어오늘 정민경 기자]

▲ 서울 상암동 TBS 사옥. 사진=TBS

서울시 미디어재단 TBS(대표이사 직무대행 이성구)의 내홍이 심화하고 있다. TBS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는 지난 10일 단체 교섭을 겸한 노사비상대책위원회가 결렬된 배경에 이성구 대표대행 요구가 있었다며 대표대행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양대노조는 11일 성명을 내고 “10일 7차 단체교섭을 겸한 8차 노사비상대책위원회가 끝내 결렬되었다”며 “TBS 운명을 가를 중차대한 자리에 강양구 경영전략본부장 외 단 한 명의 본부장도 배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TBS 양대 노조는 “지난 8일 전체 간부회의에서 이성구 대표 대행의 실·본부장 불참 지시가 있었음을 최종 확인했다”고 밝혔다.

두 노조는 이번 성명에서 “노사가 함께 회사의 미래를 협의하는 너무도 중요한 자리에 '실·본부장 교섭위원 배제'를 지시하면서 밝힌 핑계가 단지 '본부장들의 업무가 너무 바빠서'라니 이런 코미디 같은 일이 어디 있는가”라고 전했다. 앞서 양대노조는 사측이 단체교섭(노사비상대책위원회) 참여 위원을 제한하고, 노동조합의 위임을 받아 교섭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노측 노무사를 교섭위원에서 배제하라는 요구를 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더 큰 문제는 기존 본부장들은 배제하면서 아직 출범은커녕 인사 발령조차 내지 않은 일명 '재구조화 추진단' TF팀장 지명자를 노사협의회 자리에 배석시키려 했다는 점”이라며 “'재구조화 추진단 구성 방안'에 따르면 '영상사업 부분 자회사 설립에 관한 사항'이 담겨 있다. 이는 TBS 영상제작 인력 재편과 구조조정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라 논란이 예상된다”고 우려를 밝혔다. TBS는 공식적으로 정리해고 방침을 철회했지만, TBS 양대노조는 사측이 구조조정을 시행하려는 근본적인 생각은 바꾸지 않았다는 의구심을 밝혀왔다.

양대 노조는 “이성구 대표대행의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한다”며 “오세훈 시장은 하루빨리 문제의 인물은 걷어가고, TBS 구성원의 생계를 챙기겠다는 약속과 오 시장이 밝힌 차선책이 무엇인지 밝혀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TBS 사측 관계자는 12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이같은 노조 주장에 대해 “특별한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