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비자물가 둔화에 ‘연내 3차례 금리 인하’ 기대 부상
금리 인하 기대감에 달러 가치· 미국채 금리 하락
(시사저널=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전망보다 낮게 나온 데 따라 금리 인하 기대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시장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미 기준금리가 올해 3차례 인하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11일(현지 시각)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6월 미국의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하고 전월 대비로는 0.1% 하락했다. 이는 5월 상승률(3.3%)보다 내려간 것은 물론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3.1%)도 밑돌았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1%로, 미국에서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되던 2020년 5월 이후 4년여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3% 올라 2021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근원 CPI의 전월 대비 상승률은 0.1%로 2021년 8월 이후 최저였다. 인플레이션의 주요인으로 꼽혔던 주거비 물가는 전월 대비 0.2% 오르는 데 그쳤다.
로이터통신은 연준이 인플레이션 진정에 대해 더 많은 확신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연준 내 대표적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인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곧 금리 인하를 할 때가 무르익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9∼10일 의회 발언에서 "미국 경제가 더는 과열 상태가 아니다"라고 평가하며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인 2%로 낮아질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시장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은 날로 커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를 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9월 기준금리가 현재의 5.25∼5.50%보다 낮을 가능성을 92.7%로 예상했다. 이는 한 달 전 52.8%나 하루 전 73.4%보다 큰 폭 오른 것이다. 12월 기준금리가 지금보다 0.75%포인트 낮을 것으로 보는 견해는 하루 사이 26.2%에서 45.2%로 올라섰다. 0.5%포인트와 0.25%포인트 낮을 것으로 보는 견해는 각각 42.0%, 8.4%였고 동결 전망은 0.4%에 그쳤다.
시장 투자자들은 9월을 시작으로 미국 대선이 치러지는 11월과 올해 마지막인 12월까지 연속으로 0.25%포인트씩 3차례 금리가 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이터는 투자은행 JP모건과 매쿼리가 첫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전망을 각각 11월과 12월에서 9월로 당겼다고 전했다. 시장분석업체 LSEG는 CPI 발표 이후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72%에서 100%로 올라왔다고 밝혔다. 다만 CME 페드워치를 보면 이번 달 금리 동결 전망이 여전히 91.2%에 이른다.
기준금리 인하가 멀지 않았다는 기대감 속에서 달러화 가치는 하락했고, 원화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는 강세를 보였다.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5선을 중심으로 움직이다 CPI 발표 이후 한때 104.077을 찍었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장 대비 0.8원 내린 1,372.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고, 엔-달러 환율은 뉴욕 외환시장에서 한때 4엔 이상 급락해 일본 당국의 시장 개입 가능성이 거론될 수준이었다. 달러 대비 영국 파운드화 가치도 지난해 7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집계하는 신흥시장 통화 지수는 5월 말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이러한 흐름은 원화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가 주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리 인하 기대로 미 국채 금리도 하락했다.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4.28% 선을 중심으로 움직이다 CPI 발표 이후 한때 4.16%로 내려갔고, 현재는 4.22% 수준으로 올라온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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