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최저임금 1만원 시대, 시급한 임금결정 구조 현실화

연합뉴스 2024. 7. 12.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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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이 12일 1만30원으로 결정됐다.

노동계가 '최저임금 1만원'을 제시한 것이 2015년이었으니 시급 노동자 입장에선 한참 늦은 감이 있지만, '천원대'인 심리적 상한선이 무너진 만큼 업계, 특히 소상공인들이 느끼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 1만원 돌파는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당국은 최저임금 1만원 현실화가 물가 상승 등 연쇄적인 시장 파괴 효과를 낳지 않도록 부작용 방지에 전력을 기울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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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시간당 최저임금 추이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노·사·공 사회적 대화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는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1차 전원회의를 열고 위원 투표를 거쳐 내년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30원으로 최종 결정했다. yoon2@yna.co.kr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서울=연합뉴스)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이 12일 1만30원으로 결정됐다. 올해보다 1.7% 오르는 데 그쳤지만, 처음으로 1만원을 넘었다는 점에서 시장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최저임금 1만원 돌파는 1988년 제도 시행 이후 37년 만이다. 노동계가 '최저임금 1만원'을 제시한 것이 2015년이었으니 시급 노동자 입장에선 한참 늦은 감이 있지만, '천원대'인 심리적 상한선이 무너진 만큼 업계, 특히 소상공인들이 느끼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 1만원 돌파는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지난 9일 노동계가 시간당 1만2천600원, 경영계가 9천860원을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한 지 사흘 만에 결정됐다. 물가가 올라도 너무 올랐다는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인식이 반영된 셈이다. 실제로 시급 노동자가 1시간 일해서 냉면 한 그릇(1만1천923원) 사 먹기도 어려운 게 서민경제의 현실이다. 최저임금 인상률이 2021년(1.5%) 다음으로 두 번째로 낮지만, 시급 노동자를 많이 고용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후유증을 걱정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원재료·배달비·임대료·공과금 등 각종 비용이 안 오르는 게 없어 허리가 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 업주는 서빙 로봇과 키오스크 확대를 통해 직원 수를 줄이고 1인 또는 가족 경영으로 대처하게 된다. 인건비 상승이 물가와 연동되면 실질임금 감소로 서민 가계가 더욱 피폐해질 수 있다. 최저임금 인상이 삶의 질을 떨어트린다는 최저임금의 역설인데, 이미 지난 정부에서 사실로 입증된 바 있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 1년 차인 2017년에 16.4%(1천60원) 올리는 등 5년간 최저임금을 41.5% 인상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자영업자 줄폐업과 중소기업 경영난을 초래했고, 직원 월급 주려고 투잡 뛰는 사장이 갈수록 늘어날 정도로 그 여파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당국은 최저임금 1만원 현실화가 물가 상승 등 연쇄적인 시장 파괴 효과를 낳지 않도록 부작용 방지에 전력을 기울이길 바란다.

최저임금 결정 방식을 개선하는 데도 노사는 뜻을 모아야 한다. 거의 해마다 노사 간 대립으로 공익위원들이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현행 구도가 계속되는 한 정권의 이념 지향에 따라 인상률이 널을 뛸 수밖에 없다. 사용자 위원에 소상공인이, 노동자 위원에 2030 MZ 노조와 비정규직도 참여하도록 하는 등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를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최저임금법에 근거가 명시돼 있는 업종별 구분 적용 등 유연성을 제고하자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이념에 치우쳐 시장 원리를 무시하면 결국 최대 피해를 보는 것은 경제적 약자다. 어려울수록 각 시장 주체가 고통을 분담하고 과실을 나누려는 상생의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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