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만 원 시대'에 편의점 등 자영업자 "허리가 휜다"

유영규 기자 2024. 7. 12.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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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을 구하기 힘들어 이미 시급 1만1천 원, 1만2천 원 등을 주고 있는 업주들은 기존 임금을 동결할 생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서울 목동역 인근에서 24시간 콩나물국밥집을 연 지 일주일 된 김 모 씨는 "직원이 구해지지 않아 시급 1만1천 원을 주고 채용했다"며 "배달 수수료가 오르더니 최저임금까지 올라 '더 힘들어지겠구나'라는 생각부터 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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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편의점·카페·식당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오늘(12일) 최저임금이 내년에 시간당 1만30원으로 결정되자 "9천 원대와 1만 원대는 체감온도가 다르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최저임금은 올해 시간당 9천860원에서 내년에 170원(1.7%) 올라 사상 처음으로 1만 원 시대를 맞습니다.

서울 양천구 편의점 점주 한 모(56) 씨는 "아르바이트생 6명을 쓰고 있다"며 "수입의 70∼80%가 인건비로 나가는 상황에서 최저임금 9천 원 시대와 1만 원 시대는 느껴지는 부담이 다르다"고 우려를 드러냈습니다.

서울 목동역 인근 카페 점주 강 모(46) 씨는 "1시간에 매출 1만 원을 못 올릴 때가 많은 상황에서 최저시급 1만 원은 부담스럽다"며 "가만히 있어도 공과금과 인건비는 나간다. 알바생(아르바이트생)을 더 줄이거나 알바 시간 단축을 고려해야겠다"고 말했습니다.

자영업자들은 내년 최저임금이 노동계와 경영계가 각각 제시한 시간당 1만120원과 1만30원 중에서 1만30원으로 최종 결정되자 동결되지 않아 아쉽지만 물가 상승 대비 그나마 '선방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 관계자는 "최저임금이 동결됐으면 가장 좋았겠으나, 인상 폭이 우려보다 크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라며 "5인 미만 사업장 주휴수당 제외 및 업종별 차등제 도입 요구를 계속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161만 명이 가입한 '아프니까 사장이다' 카페 회원들도 오늘 새벽 최저임금 1만30원 타결 소식이 전해지자 '인상 폭이 크지 않아 다행스럽다'는 의견을 내면서도 '인건비에 허리가 휜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 회원은 "이런 물가에 그나마 최저임금(인상폭)을 잘 막은 듯"이라고 적었고 또 다른 회원도 "1.7% 인상이면 물가 상승분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글을 남겼습니다.

그러나 대다수 회원은 "최저시급을 폐지해야 한다"는 강경한 의견부터 "강남 한복판 대형 한정식집과 시골 읍면 구멍가게에 같은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데, 차등 적용이 시급하다", "이래서 내가 테이블을 늘리지 않고 1인 매장을 고집한다", "무인 매장만이 살길"이라는 등의 글을 게시했습니다.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 차등제 도입과 함께 주휴수당 폐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계상혁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회장은 "최저시급이 8천400원일때부터 주휴수당(시급의 약 20%)을 포함하면 실제 시급은 이미 1만 원이었던 셈"이라며 "코로나19 때도 그렇고 정부는 최저임금을 절대 동결하거나 내리지 않고 올리기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한 카페 점주는 "주휴수당 때문에 주 15시간을 넘기지 않으려고 쪼개기 근무 행태가 생긴 것"이라며 "주휴수당이 사라지면 알바생들도 안정적으로 장시간 일할 수 있고, 사장도 알바생 여러 명을 구하느라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오늘 입장문을 통해 "경영 애로가 극심한 상황에서 최저임금이 심리적 지지선인 1만 원을 넘겼다는 사실은 업계에 큰 좌절을 안겨주고 있다"며 "2026년도 최저임금 논의 시에는 음식점 등 영세 소상공인이 많고 노동생산성이 낮은 업종이 많은 것을 고려해 반드시 최저임금 동결 또는 인하, 차등 적용 결정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직원을 구하기 힘들어 이미 시급 1만1천 원, 1만2천 원 등을 주고 있는 업주들은 기존 임금을 동결할 생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서울 목동역 인근에서 24시간 콩나물국밥집을 연 지 일주일 된 김 모 씨는 "직원이 구해지지 않아 시급 1만1천 원을 주고 채용했다"며 "배달 수수료가 오르더니 최저임금까지 올라 '더 힘들어지겠구나'라는 생각부터 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금 주고 있는 임금으로 동결할 생각"이라며 "일단 그렇게 버텨야지, 최저임금 올랐다고 시급을 더 올릴 순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 마포에서 프랜차이즈 빵집을 운영하는 한 점주도 "시간대·요일에 따라 아르바이트생을 8명 쓰고 있어서 인건비가 상당히 부담된다"며 "우리는 최저임금이 9천620원이던 2년 전부터 1만 원에 맞춰 줘왔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아르바이트생들은 최저임금 1.7% 인상의 효과가 미미하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매일 오전 8시부터 5시간씩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박 모(32) 씨는 "시급 170원이 올라도 주수입원이 아닌 아르바이트라서 경제적으로 나아질 게 없다"고 말했습니다.

커피 프랜차이즈 아르바이트생 임 모(19) 씨는 "어제 한 햄버거 프랜차이즈 집에 갔는데 햄버거 세트가 1만900원이었다"며 "내 1시간 노동의 대가가 햄버거 세트 하나보다 못하다는 생각에 슬펐지만, (최저임금이) 안 오른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습니다.

순댓국집 아르바이트생 허 모(51) 씨도 "최저임금이 1만30원으로 결정됐다는 소식에 실망했다. 물가가 계속 오르는데 우리도 먹고 살아야 하지 않느냐"며 "한편으로는 최저임금이 너무 많이 오르면 일하는 사람, 일하는 시간부터 줄일 거란 생각도 든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국밥집 아르바이트생 김 모(56) 씨는 "인건비가 오른다고 내 생활이 크게 나아지는 건 아니다"라며 "그것(최저임금)만 오르는 게 아니라 다른 것도 다 오르는데, 물가가 좀 안 올랐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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