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이 필요한거죠" 尹풍자에 고소로 답한 KTV..."공공기관이 시민 협박"

박재령 기자 2024. 7. 1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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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정책방송원(KTV)이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 직원들의 합창 영상을 풍자한 영상 제작자를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고소해 경찰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영상은 지난 2월8일 윤석열 대통령이 설 명절을 맞아 대통령실 직원들과 '사랑이 필요한 거죠'(변진섭) 노래를 합창한 KTV 영상을 더빙한 것으로 '사랑'을 '탄핵'이나 '특검' 등으로 바꾸는 풍자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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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산하 KTV, 저작권법 위반으로 尹풍자 영상 고소
'사랑' 대신 '탄핵' 넣어 풍자… KTV "중대한 저작권 위반"
공공저작물 해당하면 자유롭게 사용 가능 "표현 위축 의도"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 가수 백자가 유튜브에 올린 윤석열 대통령 풍자 영상. 백자tv 갈무리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정책방송원(KTV)이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 직원들의 합창 영상을 풍자한 영상 제작자를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고소해 경찰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기관이 나서서 대통령 비판 표현을 위축시키려는 의도가 있다며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경찰은 KTV로부터 지난 4월 '(대통령실이 부릅니다) 탄핵이 필요한 거죠∼ #풍자곡' 유튜브 영상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영상을 게시한 가수 백자(유튜브 '가수 백자tv')는 지난 11일 자신의 유튜브 커뮤니티에 오는 26일 서울 마포서에 출석한다고 밝혔다.

해당 영상은 지난 2월8일 윤석열 대통령이 설 명절을 맞아 대통령실 직원들과 '사랑이 필요한 거죠'(변진섭) 노래를 합창한 KTV 영상을 더빙한 것으로 '사랑'을 '탄핵'이나 '특검' 등으로 바꾸는 풍자를 보였다. 김건희 여사 관련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 '디올백 받고서 입 닫을 때' 등의 가사도 나온다.

▲ 가수 백자가 유튜브에 올린 윤석열 대통령 풍자 영상. 백자tv 갈무리

KTV는 문체부 산하 채널로 KTV의 영상 역시 '공공저작물'에 속할 여지가 있다. 저작권법 24조의 2(공공저작물의 자유이용)에 따르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업무상 만든 저작물일 경우 허락 없이 이용할 수 있다고 돼 있다. 한겨레에 따르면 KTV는 '단순한 자료(영상) 사용이더라도 중대한 저작권 위반 사례로 판단했다'는 취지로 고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는 12일 미디어오늘에 “저작권법상 공정이용에 해당해 원저작물의 통상적 이용방법, 목적과 충돌하지 않고 저작권자의 정당한 이익이나 원저작물의 시장가치를 해한다고 볼 수 없는, 아예 목적이 정반대인 풍자물”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8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에선 KTV가 저작권 위반으로 유튜브에 삭제 요청한 영상 47건 중 38건이 김건희 여사, 9건이 윤석열 대통령 관련 영상인 것이 알려졌다. 회의에서 양문석 민주당 의원이 “KTV 저작물들은 국민이 허가 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지 않느냐”고 묻자 이은우 KTV 원장은 “기본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서도 “(삭제 요청한 영상들은) 단순 자료 사용이기는 하지만 심각한 저작권 위반 사례였다”고 답했다.

[관련 기사 : “KTV가 김건희TV인가” '국정농단'까지 나온 문체위 업무보고]

▲ 틱톡에 올라온 윤석열 대통령 풍자 콘텐츠.

경찰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연설을 짜깁기한 풍자 영상에 대해서도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제작자 및 유포자들을 수사한 바 있다. 손지원 변호사는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이 대통령홍보물을 대통령 풍자물로 이용했다고 시민을 협박하는 건 대통령 명예훼손 고소와 취지가 같다고 보인다”며 “대통령 비판 표현을 차단하고 위축시키려는 의도가 명백히 담긴 형사고소”라고 했다.

[관련 기사 : '尹 양심고백' 풍자영상 올렸을 뿐인데…“경찰 전화 받은 그날, 일상이 불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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