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IT(잇)다] 에너지 솔루션 기업이 설계한 스마트팜, '허브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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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남시현 기자] 최근 가장 인기가 좋은 딸기 품종은 설향 딸기다. 설향은 2005년 논산딸기시험장에서 육성한 국산 품종으로, 병해충에 강하고 수량도 많아 전국적으로 재배된다. 또 한 식재당 1달 간격으로 5회 정도 딸기를 수확할 수 있어 농가 수익과 딸기 가격 안정화에 도움 된다. 하지만 설향은 11월 초부터 수확을 시작해 5월 정도까지만 수확할 수 있어서 지금은 겨울에만 접할 수 있다. 하우스로 가을이나 여름에 출하되기도 하나, 수량이 적고 가격도 매우 비싸다.
허브밈은 설향 딸기가 재배되지 않은 기간의 공백을 메우고, 또 이를 친환경 에너지 기반으로 재배할 수 있는 수직 스마트팜 ‘팜라이즈’를 구상한다. 주목할만한 점은 허브밈이 스마트팜 기반의 딸기 농장이면서 친환경 에너지 관리 솔루션과 관련해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 REMS의 모니터링 인증을 받은 모니터링 기업이라는 점이다. 대다수 스마트팜이 농업 법인이나 기술 기업에 가깝다면, 허브밈은 신재생에너지 전문 기업이 스마트팜 사업을 실증한다는 점이다. 정수빈 허브밈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21살에 첫 창업···핵심은 신재생에너지 모니터링 솔루션 기업”
정수빈 대표는 대학 시절인 20대 초에 이미 학업과 창업을 병행했다. 그는 창업 선도대학의 지원 사업을 통해 2016년부터 신재생에너지용 데이터 수집장치 및 하드웨어 모니터링 장치, 데이터 수집 후 서버 전송 기기 등을 만들었고, 이를 통해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 REMS인증 모니터링 기업으로 등재돼 있다. 다만 신재생 에너지 분야는 충분히 시장에 보급되었다고 판단해 21년 6월 허브밈의 사업 방향성을 스마트팜으로 확장했다.
허브밈의 주력 사업에 대한 소개, 그리고 에너지 분야에서 농업 분야로 이전한 이유에 대해 질문했다. 정 대표는 “기본적으로 에너지 솔루션은 계속 사업을 진행하고, 에너지 솔루션의 사업성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스마트팜을 시작했다. 21년 처음에는 송화버섯으로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쉬웠다. 그래서 수익성을 올리기 위해 설향 딸기 관리 솔루션으로 노선을 정했다”라고 설명을 시작했다.
딸기를 한 이유는 출하 시기와 가격 등락폭이 크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설향 딸기는 12월~4월 사이 출하되고, 최장 5월까지 재배된다. 가장 비싼 달은 12월, 설날 쯤이고 그 이후에는 가격이 크게 떨어진다. 농넷을 보면 7월부터 농가 한 두곳에서 제품을 출하하는데 kg당 6만 6000원 대다. 9월이 지나야 6만 원대, 11월이 되어야 4만 원대다. 그래서 우리는 여름에 균일한 품질의 딸기를 제공해 수익을 올리려 한다”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22년 10월, 대구대 창업보육센터에서 10평 규모의 지그 네 개를 설치해 4개 변수로 딸기 재배 시험을 했고, 올해 1월에 결과를 냈다. 그 결과 시장에 파는 설향 딸기의 기준 중량이 20g~25g, 당도가 10.5브릭스인데 허브밈의 딸기는 평균 중량 30~38g, 당도 17.8브릭스까지 나왔다. 이를 통한 실증 데이터로 올해 6월 경북 영천시에 공장을 매입에 본격적으로 올해 여름 설향 딸기 출하를 목표로 한다.
스마트팜, 비닐하우스의 대체제로 탄소배출 저감에도 일조
정 대표는 버섯에서 딸기로 바꾼 것 자체가 에너지 솔루션 기업의 정체성과도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90%에 가까운 딸기 농장은 비닐하우스고, 이로 인한 에너지 소비가 상당하다. 또 하우스는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지원도 안된다. 만약 스마트팜을 구축하면 태양광으로 에너지를 자가 소비하고, 농사용 전기로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태양빛과 98.7% 유사한 고효율 조명을 특허출원해 비닐하우스보다 더 좋은 수익성을 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아마도 기존 농가의 가장 큰 진입 장벽이 투자, 그리고 수익성일 텐데 이 부분은 어떻게 해결할까. 정 대표는 “구상하는 모델은 25평 3단의 규모이다. 이 높이로 해야 리프트가 필요 없고, 또 귀농 귀촌하는 사람들이 편하게 작업할 수 있다. 또 50평 3단과 50평 7단, 100평 7단 모델까지 있다. 7월부터 일반 농지에도 스마트팜을 지을 수 있게 농지법이 개정됐으니 정부 지원을 통해 누구나 진입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수익성은 25평 3단의 연 매출을 약 1억 2000만 원으로 산정했다. 처음 꽃대가 나와서 열매를 맺고 반복하는 것을 1화방으로 잡는데, 일반 농가는 한 달 간격 5화방을 하는 반면 허브밈 스마트팜은 최대 8~9화방까지 한다. 여기에는 여름 딸기 수확기간이 포함되기 때문에 높은 수익성을 낼 수 있다고 한다.
에너지 솔루션 기업이 이토록 딸기 농사를 제대로 할 수 있었던 배경은 경북딸기산학협력단을 갖춘 대구대학교, 그리고 농업기술진흥원의 도움이 컸다. 정 대표는 “23년에 처음 농진원과 만났고, 딸기 스마트팜 수직농업 R&D 분야에서 농진원 측의 도움을 받았다"라면서, "대구대학교 창업보육센터로부터는 수직 농장 재배법, 딸기 육성 교육 과정 등을 지원받았고, 실제 딸기 농장을 운영하면서 대구경북 일대 딸기 농가와의 교류도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농진원으로부터 기술이전 및 지원을 받은 내역은 없었지만, 추후에 엽채류 관련 스마트팜으로의 확장과 딸기 가공품과 화장품 개발 등으로도 사업을 넓히면 도움을 요청할 것이라 한다.
구축, 판매, 육성 솔루션 모두 합쳐 ‘팜라이즈’로 브랜드화
허브밈은 이미 올해 초 대구대학교에서 한 차례 딸기를 시범 재배했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공장을 인수해 스마트팜을 구축했다. 기자가 방문한 시점에는 이제 막 인프라를 구축하는 단계라서 9월은 되어야 결과물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정 대표는 예상보다 더 빠르게 딸기 육성과 스마트팜 솔루션을 브랜드화해 실적을 내겠다고 말한다.
정 대표는 “허브밈의 목표는 모종 제공부터 스마트팜 구축 및 에너지 솔루션 구축, 판매 활로 확보까지 모두 제공하는 것이다. 국내 스마트팜은 에너지 관리와 수직 공장, 센서를 통해 데이터를 확보하고 앱과 웹으로 공장을 복합 제어하는 수준의 기술력이 있다. 전체 솔루션을 팜라이즈라는 브랜드로 묶어서 기존 농가를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라면서, “에너지 저감형을 넘어 에너지 자립형 스마트팜을 구축하고, 국내에 친환경 농업이 자리잡을 때까지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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