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노총, 최저임금 ‘1만 30원’에 “사실상 실질임금 삭감” 비판

양대노총은 내년도 적용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7% 오른 ‘1만 30원’으로 결정된 데 대해 “사실상 실질임금 삭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한국노총은 오늘(12일) 최저임금 결정에 대한 입장문에서 “1만 원 돌파가 마치 엄청난 것인 양 의미를 부여하지만 1.7%는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인상이며 사실상 실질임금 삭감”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노총은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이 제시한 ‘인상률 1.4%~4.4%’라는 심의촉진구간에 대해서도 “이 구간 자체가 이미 사용자 측에 유리하게 나온 안이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들은 “편파적 공익위원 구도에서 낮은 인상률로 결정된 최저임금을 돌이킬 방법은 없다”며 “하반기 한국노총은 플랫폼·특수고용직 노동자의 최저임금 적용, 업종별 차별적용 완전 철폐를 위한 입법 활동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민주노총도 오늘 입장문을 내고 최저임금의 낮은 인상률을 지적하며 “해마다 이어지는 고물가 시대를 가까스로 견뎌내고 있는 저임금 노동자들은 쪼들리는 고통 속에서 1년을 또 살아가야 한다”며 “이번 최저임금 결정에 무거운 책임감과 함께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노총은 “최저임금제도가 형해화 될 수밖에 없는 현재의 결정구조가 가장 큰 문제”라며 “노사가 공방을 벌이다 마침내는 공익위원이 ‘정부의 의지’를 실현하는 현 최저임금위의 논의 구조에서는 현실적으로 의미 있는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이번 위원회에서도 공익위원들은 제 입맛에 맞는 제시안이 나올 때까지 양측에 수정안 제시를 요구하다 종국엔 자신들이 만든 근거 없는 산출식으로 심의 촉진 구간을 설정했다”며 “최저임금 결정 구조의 근본적 변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올해 최저임금은 실질적으론 또 하락했다”며 “최저임금 뿐 아니라 이 미친 물가 폭등을 견뎌낼 수 있는 모든 노동자의 임금인상이 절실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최저임금위원회는 오늘 새벽 제11차 최저임금위원회에서 표결을 통해 내년 최저임금을 시급 기준 1만 30원으로 정했습니다.

노동계가 ‘최저임금 1만 원’ 주장을 본격적으로 제기한 2013년 이후 11년,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이 처음 시급 1만 원 요구안을 내놓은 2015년 이후 9년 만에 1만 원 문턱을 넘은 셈입니다.

다만 올해 최저임금 대비 인상률은 1.7%로, 1989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인상률 9.0%에 못 미칠 뿐 아니라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인상률입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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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경 기자 (60@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