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송환된 ‘파타야 드럼통 살인사건’ 피의자 구속

창원/김준호 기자 2024. 7. 12.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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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범 3명 중 2명 구속돼
태국 파타야에서 공범 2명과 함께 한국인 관광객을 납치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이모(27)씨가 12일 오후 경남 창원 성산구 창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태국의 유명 관광지 파타야에서 공범들과 함께 30대 한국인 남성을 납치해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이모(27)씨가 12일 구속됐다.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 심사를 진행한 창원지법 정지은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도주 및 증거 인멸 염려 모두 인정된다”고 영장을 발부했다.

이씨는 이날 오후 1시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창원지법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경찰 호송차에서 내린 이씨는 고개를 숙인 채 법원 건물로 이동했다. 취재진이 ‘혐의를 인정하느냐’ ‘무슨 역할을 했느냐’고 질문을 쏟아냈지만, 그는 입을 열지 않았다. 법원에 들어서기 전 고개를 숙인 이씨의 얼굴에서 옅은 미소를 띤 모습이 취재진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씨는 지난 5월 3일 태국 파타야에서 공범 2명과 함께 돈을 빼앗을 목적으로 한국인 관광객 A(30대)씨를 납치해 살해한 뒤, 대형 플라스틱 통에 시멘트와 함께 시신을 넣어 호수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국내에 있는 A씨 가족에게 전화와 문자 등으로 A씨를 살해할 것처럼 협박해 태국 돈 300만밧(약 1억1200만원)을 요구했으나, 미수에 그친 혐의(공갈 미수)도 받고 있다.

이씨는 범행 후 지난 5월 9일 캄보디아로 도주했다가 캄보디아 경찰주재관과 현지 경찰의 공조를 통해 5월 14일 프놈펜에서 검거됐다. 이씨는 지난 10일 국내로 송환됐고, 수사를 맡은 경남경찰청으로 인계돼 조사를 받았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전북 정읍에서 가장 먼저 체포돼 현재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 공범 이모(26)씨는 지난달 25일 창원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검찰의 공소사실에 적시된 혐의를 모두 부인한다는 취지로 입장을 밝혔다.

앞서 검찰이 밝힌 공소사실에 따르면 일당 3명은 A씨에 대한 강도살해 범행을 미리 계획했다. 태국의 한 클럽에서 A씨에게 약물이 든 술을 마시게 해 취하도록 만든 뒤 미리 준비한 차량에 태워 범행 장소로 예약한 콘도로 이동했다. 술에 취한 A씨가 숙소로 가는 방향이 다르다며 항의하자 목을 조르고 주먹 등으로 폭행해 살해했다. 이들은 숨진 A씨 휴대전화로 370만원을 빼낸 것으로 드러났다.

가장 먼저 붙잡혀 현재 재판을 받는 이씨 변호인 측은 “피해자가 사망할 당시 피고인이 현장에 있었던 것은 맞지만, 일부 말리는 행위를 하고 피해자의 상태가 이상해졌을 때는 응급 구호조치를 했다”고 주장했다. 또 A씨 시신을 은닉했을 때는 현장에 동행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 살인 공모를 하지 않았고, 살해 행위에도 가담하지 않았다면서 공범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공범이 국내로 송환됨에 따라 범행 당시 공모 여부와 역할 등에 대한 실체가 드러날지 관심이 쏠린다. 경찰은 이들의 범행 인정 여부와 상관 없이 확보한 물증 등을 기반으로 혐의 입증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두 사람에 대한 대질 심문은 당장 검토는 하고 있진 않지만, 필요하다면 할 수도 있다”면서 “진술과 현재 확보된 물증 등을 종합해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도주 중인 김모(39)씨에 대한 추적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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