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성추행 피해 초등생 아버지 "촉법소년이랍니다" 절규

경찰 로고. 연합뉴스

초등학생 딸이 남자 중학생으로부터 여러 차례 성추행을 당했다는 글이 온라인커뮤니티에 올라왔다.

해당 글 게시자는 지난 11일 보배드림 등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자신을 '성폭행당한 딸아이의 아빠'라고 밝히며 글을 올렸다.

피해 아동 부친에 따르면 A양은 지난해 10월 아파트 놀이터에서 인근에 사는 B군을 처음 마주친 뒤, 6개월여간 몇 차례 놀이터에서 놀면서 친분이 생기게 됐다. B군은 A양을 학원, 집 앞까지 바래다주면서 A양의 주요 동선을 파악했고, 지난 5월부터 본격적인 범행이 시작됐다.

A양 부친은 "B군이 아파트 공동현관문 앞에 기다리다 딸이 오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까지 같이 올라왔다. 올라오는 동안 딸의 신체를 만지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어 "범행은 점점 더 강도가 높아졌고, 딸이 반항하고, 거부해도 구석에 밀어 넣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게시된 글에 따르면 A양은 엘리베이터가 열리자마자 집으로 뛰어 도망갔고, B군은 유유히 1층으로 내려갔다.

여러 차례 반복된 범행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다른 입주민이 안에서 들리는 A양의 비명을 듣게 되면서 알려지게 됐다. 이후 자세한 범행 내용을 알게 된 A양의 부모는 B군을 경찰에 신고했지만, 만 14세 미만으로 형사입건·처벌 대상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법원으로부터 긴급동행영장을 발부받아 B군을 소년분류심사원에 위탁감호 중이다. 경찰 수사가 끝나면 B군은 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될 것으로 전해졌다.

A양 부친은 "딸이 입은 피해도 모르고, 한번은 장롱에 들어가 있는 딸에게 '밥 먹어라' 잔소리를 한 적도 있다"며 "촉법 소년이라 처벌도 요원한데 집 앞으로 나가는 것도 벌벌 떠는 딸을 보면 눈물만 나온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생계 때문에 이사를 할 수도 없는데, 처벌도 요원하다니 막막하기만 하다"며 "더는 마주치기 싫다. B군 가족이 제발 사라져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세종시교육청은 지난 10일 해당 사건을 접수 후 B군에 대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를 요청한 상태다.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