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이어 쿠팡·농협도 인수설 부인···홈플러스익스프레스 매각 향방은
매각을 추진 중인 홈플러스의 기업형슈퍼마켓(SSM) 홈플러스익스프레스를 인수할 유력 후보로 꼽혔던 기업들이 연달아 인수설을 부인하고 있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전날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인수설에 대해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쿠팡이 홈플러스 모회사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인수 협상에 나섰다는 일부 보도를 공식 부인한 것이다.
앞서 알리익스프레스의 모회사 알리바바그룹이 홈플러스와 홈플러스익스프레스를 인수할 수 있다는 설도 나왔지만,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는 지난달 “인수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공식 입장을 냈다. 농협이 서울의 일부 점포를 따로 떼서 인수할 수 있다는 설도 나왔지만 농협중앙회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MBK파트너스는 2015년 테스코로부터 7조2000억원에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블라인드펀드로 2조2000억원을 투입하고 나머지 5조원은 대출받았다. 이후 홈플러스 점포 20여개를 팔아 빚을 갚고 현재 4000억원가량을 남겨둔 상태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재매각을 추진해왔지만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성장이 정체되며 통매각이 어려워지자 홈플러스익스프레스를 분할매각하기로 하고 지난달 초 모건스탠리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했다. 홈플러스익스프레스는 전국 지점 310여곳 중 수도권에만 235곳이 집중돼 있고 멤버십 가입자도 1000만명이 넘는 등 고객 기반도 갖추고 있어 매력있는 매물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분리매각 추진 사실이 공개된 뒤 한 달이 지난 상황에서 이렇다 할 인수 후보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침체가 길어지고 있는 데다 이미 인수·합병 시장에 SSG닷컴, 11번가 등 인수자를 찾지 못한 매물이 쌓여있는 상황에서 8000억~1조원 수준으로 추정되는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몸값을 감당할 만한 인수 후보가 마땅찮다는 게 업계 평가다.
오프라인 확장을 위해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인수를 검토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였던 알리익스프레스와 쿠팡이 잇따라 인수설을 부인했고, 경쟁 SSM 업체를 운영하는 GS리테일과 이마트, 롯데쇼핑도 최근 사업 효율화에 더 주력하고 있다.
노동조합이 분할매각에 반발하고 있다는 점도 향후 변수가 될 수 있다. 민주노총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는 홈플러스 일부 점포 매각과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분할매각은 MBK파트너스의 투자금 회수만을 위한 것으로, 홈플러스의 기업가치를 떨어뜨리고 영업지속성을 포기하는 행위라며 반대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이에 대해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매각은 투자 회수 목적이 아니며 매각이 성사된다면 핵심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재원과 재무구조 개선에 매각 대금이 전액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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