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구' 쓰면 소송 시 불리"..'세기의 특허전' 삼성 대리한 거물의 조언

장민권 2024. 7. 12.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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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대형 로펌인 퀸 엠마누엘 창업자이자 과거 애플과의 '세기의 특허소송'에서 삼성을 대리한 존 퀸 퀸 엠마누엘 대표는 12일 "회장들에게 부정적 이야기를 하거나 재촉하는 것을 꺼리고, 보호하려는 한국의 기업 문화가 미국 소송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퀸 대표는 "상대 측에서 우리 측 회장을 상대로 증언 녹취를 얻으려 했다. 그런데 우리 측 사내 변호사가 (증언 녹취) '준비를 2시간만 할 수 있다'고 하더라"라며 "증언 녹취는 한국에 없는 제도여서 수 시간 동안 연습하며 하나하나 다 방어하도록 준비했어야 했다. 그러나 부하 직원들이 회장에게 이를 말하기 어려워 한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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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로펌 엠마누엘 창업자 존 퀸 대표
한경협 CEO 제주하계포럼서 강연
존 퀸 퀸 엠마누엘 대표가 12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한경협 CEO 제주하계포럼’에 참석해 '국제 소송에서 이긴 한국 기업의 사례로 배우는 비즈니스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 제공

서귀포(제주)=장민권 기자】 글로벌 대형 로펌인 퀸 엠마누엘 창업자이자 과거 애플과의 '세기의 특허소송'에서 삼성을 대리한 존 퀸 퀸 엠마누엘 대표는 12일 "회장들에게 부정적 이야기를 하거나 재촉하는 것을 꺼리고, 보호하려는 한국의 기업 문화가 미국 소송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퀸 대표는 이날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한경협 최고경영자(CEO) 제주하계포럼’ 강연에서 "미국은 증언 녹취(사건 당사자의 증언을 직접 녹음)를 광범위하게 활용하는데, 한국은 증언 녹취를 통해 증거를 수집하는 경우가 많이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과거 소송을 대리한 한국의 A 기업 사례를 소개했다. 퀸 대표는 "상대 측에서 우리 측 회장을 상대로 증언 녹취를 얻으려 했다. 그런데 우리 측 사내 변호사가 (증언 녹취) '준비를 2시간만 할 수 있다'고 하더라"라며 "증언 녹취는 한국에 없는 제도여서 수 시간 동안 연습하며 하나하나 다 방어하도록 준비했어야 했다. 그러나 부하 직원들이 회장에게 이를 말하기 어려워 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증언 녹취는 위증을 안 한다는 선서를 하고, 영상도 찍는다"면서 "이 상황을 회장에게 이야기했더니 완전히 준비할 수 있도록 시간을 다 빼달라고 했다. (직원들이) 너무 조심스러워 하는 것이 오히려 부정적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조직에 대한 충성도가 높으며, 회사에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 근면성실하게 일을 하는 특성은 소송 과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기업들이 분쟁 초기부터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초기 투자 금액이 결과적으로 승리 여부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변호사 선임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지에서 변호사 후보들을 직접 인터뷰 해야 좋은 변호사 선임이 가능하다"며 "변호사와 성공적으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의사소통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했다.

퀸 대표는 분쟁에 돌입하며 문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애플리케이션 등 증거 삭제를 할 경우 소송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이어 "'지운다', '삭제한다', '없앤다'는 표현들의 경우 상대 측이 이 문구를 손에 넣으면 (소송 시) 굉장히 위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과거 삼성과 애플간 특허분쟁에서 삼성을 대리한 경험을 공유했다. 당시 삼성에서 작성한 문서에 '갤럭시'를 '아이폰'처럼 만들라는 내용의 불리한 문구가 있었다며 "사전에 문서를 작성할 때 직원들에게 어떤 문구를 조심해야 하는 지 사전에 교육하는 게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애플 #삼성 #소송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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