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1만 원 넘은 한국 최저임금…해외 주요 국가들은 얼마?

獨·英·佛 1만6천∼1만8천원 수준, 美 1만원, 日 8천300원, 대만 7천500원
산정기준·물가수준 등 달라 단순 비교 어려워…노사 다른 잣대 평가로 의견 분분

내년도 최저임금이 처음으로 1만 원을 넘어선 가운데 해외 주요 국가들의 최저임금 수준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오늘(12일) 최저임금위원회의 '2023년 주요 국가 최저임금제도' 등에 따르면 독일은 2022년 10월 직전 해보다 14.83% 인상한 12유로(한화 약 1만7천900원 상당)를 이듬해 12월까지 적용하는 최저임금으로 결정했습니다.

독일은 전통적으로 업종별 노사단체가 협상을 통해 임금을 자율 결정해왔으나 1990년 통일 후 실업자가 속출하고, 저임금 고용이 많아지자 2014년부터 최저임금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영국은 최저임금제도로 볼 수 있는 생활임금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23세 이상 노동자에게 적용되는 2023년 생활임금은 9.7% 오른 10.42파운드(1만8천500원)였습니다.

영국 정부는 생활임금을 결정하는 저임금위원회의 9.7% 권고안을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2016년 생활임금제도를 도입한 뒤로 가장 큰 인상 폭이자 물가상승률(2022년 기준 9.1%)보다도 높은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프랑스는 2023년 최저임금을 직전 해보다 6.62% 오른 11.27유로(1만6천800원)로 결정했습니다. 최저임금은 18세 이상 민간부문 근로자와 공공부문 근로자에게 적용되며 외국인도 장기체류 허가를 받았을 경우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미국의 최저임금은 연방의회가 정하는 국가 최저임금과 주 의회·지방정부가 정하는 지역별 최저임금으로 구분됩니다. 연방 최저임금 기준으로 일반 노동자의 시간급 최저임금은 2009년 부터 7.25달러(9천988원)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연방에서 정하는 최저임금보다 지역별 최저임금이 높거나 동일한 주는 40곳이 넘습니다.

멕시코는 한국과 경제 규모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저임금은 한국보다 크게 낮은 수준입니다. 2023년 최저임금은 시급이 아닌 일급을 기준으로 207페소(1만6천 원)입니다. 직전 연도보다 20% 인상됐으나 한국의 내년도 최저임금 시급에 미치지 못합니다.

멕시코는 미국과 인접 지역인 북부국경자유무역지대와 기타 지역으로 구분해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고 있습니다. 북부지대는 6개 주, 25개 도시가 속해 기타 지역보다 최저임금이 높습니다.

아시아에서는 대만의 최저임금 시급이 2023년 기준 176대만달러(7천450원), 일본의 경우 961엔(8천300원)입니다. 일본의 최저임금은 지난해 여름 이후 원/엔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사상 처음으로 한국의 최저임금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일본에서는 1959년 최저임금법이 제정·시행됐습니다. 지역별 최저임금을 정하고, 업종별로 노사의 신청이 있을 경우 협의를 통해 업종별 최저임금을 별도로 정합니다. 업종별 최저임금은 지역별 최저임금을 상회하도록 규정합니다.

한국의 최저임금이 주요 국가들과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에 있는지를 두고는 들이대는 잣대마다 의견이 달라지는 탓에 일관된 평가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민주노총이 최근 낸 '최저임금 노동계 요구안' 자료에서 인용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2년 회원국별 시간당 최저임금' 표를 보면 한국의 최저임금은 7.1달러(9천781원)로, 최저임금제를 도입한 28개 회원국 중 중간 정도인 15위를 차지했습니다.

중위 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로 따지면 한국의 최저임금 수준이 이미 OECD 회원국 중 상위권에 올라와 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중위 임금은 주 30시간 이상 일하는 노동자 임금을 높은 순서대로 일렬로 세웠을 때 가운데에 해당하는 값입니다.

사용자 단체인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작년 주요 업종별 시간당 임금 총액 대비 최저임금 수준을 중위 임금 대비 65.8%로 추산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61.3%는 물론 주요 7개국(G7) 국가 평균 52.0%보다 높다는 게 경총의 의견입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최저임금의 비율을 구할 때는 중위 임금보다는 평균임금을 사용해 계산해야 한다"며 "우리와 같이 극단적으로 양극화된 노동시장에서 중위 임금의 의미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ma117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