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나가!” 외쳤다는 울산 팬에게 아내가 남긴 댓글

김자아 기자 2024. 7. 12.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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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내정된 울산 HD 홍명보 감독이 광주FC와의 경기 후 자신을 비판하는 플래카드가 내걸린 서포터스석 옆을 지나가고 있다./연합뉴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된 홍명보 전 울산HD 감독이 축구 팬들의 반발로 예상보다 일찍 팀을 떠난 가운데, 홍 감독의 아내로 추정되는 인물이 팬들에게 사과의 댓글을 남긴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11일 울산 HD는 공식 SNS를 통해 “2021년 울산HD 감독으로 부임 이후 2년 연속 우승과 2025 클럽월드컵 진출을 일구어낸 홍명보 감독이 울산HD를 떠난다”고 알렸다.

구단 측은 “홍 감독과 함께한 모든 시간 동안 울산HD는 놀라운 발전과 성장을 이루었다”며 “감독이 보여준 열정과 헌신에 감사하며, 앞날에 행복과 성공이 가득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해당 게시물을 접한 울산 팬들은 “응원은 못하겠지만 함께 했던 시간까지 부정하지 않겠다. 건강하시길” “마지막 이별이 좋지 않았지만 별 2개 달아준 것 잊지 못할 거다” “정말 존경했기에 배신감도 크다” “다시는 K리그에 발 담그지 말아달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섭섭함과 아쉬움, 배신감 등의 복합적인 감정을 쏟아내는 팬들의 댓글에는 곧 “죄송하다”는 내용의 사죄 답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사죄 답글을 단 작성자는 홍 감독을 ‘남편’ ‘가족’이라 칭했다. 비공개 계정이라 신원 파악이 어렵지만 팬들은 그를 홍 감독의 아내로 추정했다.

그는 홍 감독을 원망하는 팬들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 “죄송하다” “한분, 한분께 사과드리고 싶었다” 등의 답글을 남겼다.

홍명보 아내로 추정되는 네티즌이 울산HD 공식 인스타그램에 남겨진 팬들의 댓글에 사과 답글을 남기고 있다./온라인커뮤니티, 인스타그램

특히 그는 한 팬이 남긴 장문의 댓글에 “눈물이 난다”며 답글을 남기기도 했다. 해당 팬은 “배신감에 치밀어 경기 날만 벼르고 기다렸다. 경기장 도착 후 ‘홍명보 나가!’를 실컷 외치고 돌아왔다. 다신 보지 말자 생각하며 집으로 나서는데 이상하게 마음이 편치 않더라”며 “집에 와서 술한잔 하며 ‘내 안에 작은 무언가가 나왔다’라는 인터뷰를 듣고 감독님을 이해하기로 했다”고 적었다.

이어 “배신은 배신”이라면서도 “감독님도 사람이고 못다 이룬 꿈 이루고 싶었을 거다. 그 꿈 이루고 건강하시라. 17년 만에 우승 그리고 2연패 잊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울산HD에 진정한 사과해달라. 어른이지 않나. 믿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홍 감독의 아내로 추정되는 네티즌은 “이 글에서 (답글을) 멈추고 한참을 울었다. 마음을 아프게 해서 죄송하다”며 “그냥 마음 편하게 미워해달라”고 했다.

이 밖에도 그는 “우리가 무슨 자격으로 응원을 바라겠나” “남편이기에 고통을 함께 나누고 싶다” 등의 답글을 일일이 남기고 있다.

상황을 지켜본 팬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 팬들은 “아내까지 나서서 사과할 일은 아니다” “안타깝다” 등의 반응을 보인 한편 “동정여론 만드는 거냐” “홍 감독은 가족까지 고생시킨다” 등의 부정적인 반응도 잇따르고 있다.

앞서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7일 홍명보 감독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홍 감독은 작년 8월 울산과 2026년 시즌까지 3년 연장 계약을 맺은 데다, 그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대표팀 감독직에 선을 그어왔던 상황이었다. 홍 감독의 잔류를 기대했던 울산 팬들은 대표팀 감독 내정 발표에 크게 반발했다.

홍 감독은 지난 10일에 이어 13일 FC서울전까지는 치르고 울산 지휘봉을 놓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10일 울산에서 열린 광주전에서 팬들의 야유가 쏟아지자 팀을 일찍 떠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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