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수방 거점’ 된 반지하주택…SH, 반지하 2946호 멸실

기존 반지하 주택 1150호, 신축 주택 1568호 매입
“주거 상향·재해예방시설 설치로 안전 확보”

(시사저널=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반지하 세대를 방문해 재해예방시설을 점검하는 김헌동 SH공사 사장 ⓒ SH공사 제공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반지하 주택 매입·주거 상향 등을 통해 202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2946호의 반지하 주택을 멸실했다고 밝혔다.

12일 SH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그간 공사가 매입한 반지하 주택은 2718호, 주거상향을 통해 이주를 지원한 가구가 228호다. 매입 주택 가운데 기존 반지하 매입은 1150호, 반지하 철거 후 신축 약정 매입은 1568호다.

2718호에 대한 매입 비용은 총 8110억6400만원에 이른다. 한 호당 평균 2억9800만원이 들어간 셈이다. 호당 국비로 1억8200만원이 지원됐고, 나머지 1억1600만원은 서울시와 SH공사가 반씩 나눠 부담했다.

앞서 SH공사는 매입 확대에 있어 걸림돌로 꼽히던 불법 건축물 등 매입 불가 기준을 간소화해 매입심의위원회에서 매입 여부를 판단토록 기준을 완화했다. 또 다세대 주택의 경우, 기존에는 반지하 세대를 단독 매입할 수 없었으나 국토교통부(국토부)에 제도 개선을 건의해 반지하 세대 단독 매입이 가능토록 했다.

SH공사의 올해 매입 목표는 2351호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매입을 완료한 주택은 638호(목표 대비 27%)다. 매입한 반지하 주택은 주로 창고나 주민 커뮤니티 시설로 쓰이고 있다. 관악구의 경우, 지역 내 침수 피해가 잦은 만큼 양수기·배수 펌프 등의 기기를 보관하는 '동네 수방 거점' 등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공사는 반지하 주택 소멸을 위한 제도 개선도 국토부 등에 적극적으로 건의한다. 매입 임대 보조금 반납 제도 폐지, 반지하 매입 예산 전액 국비 지원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한편, SH공사는 공사 소유 반지하 주택에 사는 입주민을 지상층으로 이사하게 하는 주거 상향 제도를 통해 2021년부터 현재까지 228호의 지상 이주를 끝냈다고 발표했다. 당초 보유한 반지하는 713호로, 이 중 425호는 기존에 비주거 조치를 끝냈으며, 남은 288호 중 228호가 맞춤형 주거 상향을 통해 지상층으로 이전했다.

또 침수 예방을 위한 시설 상태 조사와 재해 예방시설 설치 등도 병행되고 있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정부와 서울시의 '반지하 점진적 소멸' 방침에 따라 반지하 주택을 지속 매입하는 한편, 매입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을 적극 건의할 것"이라며 "주거 상향과 재해예방시설 설치 등을 통해 반지하 주민의 안전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