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흑자 늘어나는데…한은이 수입 걱정하는 이유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최근 수출이 빠른 회복을 보이는 데도 수입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것을 두고 중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수입 둔화가 경상수지를 키우는 효과가 있지만 국내 설비 투자 부진으로 이어진다면 국내 경제 생산성에 부정적이라고 경고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최근 수출이 빠른 회복을 보이는 데도 수입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것을 두고 중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수입 둔화가 경상수지를 키우는 효과가 있지만 국내 설비 투자 부진으로 이어진다면 국내 경제 생산성에 부정적이라고 경고했다.
12일 한은이 발간한 '최근 수출 개선에도 수입이 부진한 배경'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총 수입은 12.1% 감소했다. 올해 들어서도 총 수입 증감율은 1분기(-11.1%)에 이어 2분기(-1.4%)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수출이 빠르게 회복되는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우리나라 경제 구조 특성상 수출이 늘면 수입도 함께 증가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패턴이 달라졌다.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369억달러 늘어나는 동안 수입은 407억달러 감소했다.
수출은 늘어나는데 수입이 줄면서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커진다. 경상수지 흑자에 대한 눈높이도 올라갔다. 한은이 제시한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는 600억달러다. 정부 전망치는 630억달러로 더 높다. 상반기 전망(500억달러)에서 대폭 올려잡았다.
경상수지 흑자가 늘어나는 것을 마냥 낙관적으로 보기는 어렵다. 보고서를 작성한 남석모 한은 조사국 국제무역팀 과장은 "수입둔화는 경상수지를 키우는 요인이지만 원인에 따라서는 중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며 "자본재수입이 장기간 줄어들 경우 우리 경제 생산능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가증가세 둔화로 소비는 점차 개선되고 기업실적 개선에 따른 투자여력 확대로 설비투자가 회복하면서 수입은 늘어날 전망"이라면서도 "향후 수입증가 속도는 주요 산업의 국산화율 제고, 해외생산 확대를 고려할 때 수출 증가세보다는 점진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수출 개선에도 수입이 줄어든 주 원인으로 내수 회복 지연을 꼽았다. 고환율·고금리 여파로 국내 투자와 소비 회복이 지연된 상황이 반영됐다는 판단이다.
중간재 국산화율이 상승하면서 수출의 수입유발효과가 약화된 것도 수입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2018년 이후 반도체·자동차 등 주력산업의 중간재 국산화율이 올랐고, 2020년 이후엔 반도체·자동차·기계류 등 수출의 수입유발률이 낮은 산업을 중심으로 수출 개선이 지속됐다.
반도체 기업들의 설비투자 속도 조절과 항공기도입 차질 등도 과거와 차별화된 수입 부진 요인으로 작용했다. 최근 반도체 경기는 호조를 보이는 데도 반도체 설비투자는 예상보다 부진한 흐름이다. 한은은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점유율 확대보다 수익성 제고에 집중하면서 설비투자 속도 조절에 나선 점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신성장 산업 측면에서는 반도체·전기차·배터리를 중심으로 대(對)미 투자가 늘어난 부분이 수입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내 설비투자 여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자본재 수입 부진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반도체 산업 의존도가 높고 미중 기술분쟁 리스크에 크게 노출돼있는 대만도 2020년 이후 대미투자가 크게 늘어난 반면 자국내 투자는 둔화됐다.
남 과장은 "앞으로 국내 설비투자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자본재 수입의 움직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대외투자가 늘어나면서 자본재 수입이 감소하는 경우 국내투자 수축을 시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외투자 확대가 국내투자 부진으로 이어진다면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의 생산능력 확대와 생산성 제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남 과장은 "국내에서 고부가가치 중심의 투자가 꾸준하게 이어질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을 조성해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사기결혼, 내가 4번째 아내"…잘나가던 개그우먼, 돌연 사라진 사연 - 머니투데이
- "쯔양 협박은 조작된 것"…카라큘라, 구제역 통화 녹취 전체 공개 - 머니투데이
- 김용건, 24년 만에 전처 만났다…"마음 짠해, 건강 안 좋다더라" - 머니투데이
- 팝핀현준 "아버지는 감옥, 어머니는 도망…노숙+영양실조" 고백 - 머니투데이
- '제아 출신' 김태헌 "친누나 8년째 연락두절, 돈 때문인 듯"…눈물 고백 - 머니투데이
- "돈으로 학생 겁박"…난장판 된 동덕여대, '54억' 피해금은 누가 - 머니투데이
- 구로 디큐브시티, 현대백화점 나가고 '스타필드 빌리지' 온다 - 머니투데이
- '투자의 달인' 버핏이 애플 판 돈으로 사들인 주식은? - 머니투데이
- 與 "정의" 野 "사법살인"...이재명 1심 중형 선고에 정치권 '온도차' - 머니투데이
- 무대 내려오면 세차장 알바…7년차 가수 최대성 "아내에게 죄인"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