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I 예상치 하회" 美기술주 투매에…잠 못드는 서학개미

배요한 기자 2024. 7. 12. 13:5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美 CPI 상승률 전월比 하락…4년 만에 최저치
9월 금리인하 가능성 커져…기술株 투매발생
빅테크→중소형주로 '머니무브' 현상…서학개미 우려↑
[뉴욕=AP/뉴시스]미국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26일(현지시간) 하락 마감했다.사진은 지난 2월 22일 미국 뉴욕에 있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NYSE 표지판의 모습. 2023.11.0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배요한 기자 =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하회한 가운데 미 증시에선 기술주들을 중심으로 차익실현에 따른 투매가 발생했다. 최근 미 증시의 랠리를 이끌어온 요인 중 하나인 금리인하 기대감이 무르익으면서 투자자들은 이를 차익실현의 기회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그간 소외를 받아왔던 중소형주들이 급등세를 나타내면서 빅테크에서 스몰캡으로 이어지는 머니무브 장세가 펼쳐졌다. 이에 밤잠을 설치는 서학개미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날 대비 1.95% 하락 마감했다. 나스닥은 장 초반 사상 최고점을 터치한 후 하락 전환해 장중 기술주 투매로 낙폭을 확대했다.

이날 시가총액 1·2위 기업인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가 각각 2.32%, 2.48% 하락했고, 엔비디아(-5.57%), 퀄컴(-4.29%), 메타 플랫폼(-4.11%), 알파벳(2.78%), 아마존(2.37%), 브로드컴(-2.22%) 등 빅테크 기업들은 일제히 하락했다.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테슬라는 8% 넘게 급락했고, 시간외거래(애프터마켓)에서도 1.71% 하락했다.

반면 중소형 위주의 러셀2000 지수는 3.77% 급등하면서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 이어지는 순환매 장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금리가 인하될 경우 중소형주들에게는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많은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빅테크와는 달리 중소형주들은 현금 여력이 부족해 고금리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서정훈 삼성증권 글로벌주식팀장은 "대형 기술주의 부진으로 S&P500 지수는 내림세를 나타냈지만, 상승세를 기록한 종목의 비중은 80%에 달했다"며 "특히 IT와 커뮤니케이션, 경기소비재 등 빅테크 비중이 높은 업종들의 약세가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기술주들의 투매와 순환매 장세가 나타난 배경에는 전날 발표된 미국의 CPI가 예상치를 밑돈 영향이다. 전날 미국의 6월 CPI는 전월 대비 0.1% 떨어지면서 예상치(0.1%) 상승을 크게 하회했다. 물가가 전월 대비 하락한 것은 2020년 6월 이후 4년만이다. 이에 따라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9월 인하 확률은 전날 69.7%에서 81.7%로 상승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까지 2차례의 고용과 소비자물가가 연속으로 서프라이즈를 보이지 않는다면 연준은 9월 금리인하를 단행하고 연내 2차례 인하에도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9월 인하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중소형주의 순환매 장세가 나타나면서 빅테크를 중심으로 공격적인 매수 포지션을 취해 온 서학개미들은 향후 주가 흐름에 주목해야 할 전망이다.

1년간 서학개미의 미국주식 보관금액 추이 (자료=한국예탁결제원)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10일 기준 서학개미들은 테슬라(156억 달러), 엔비디아(139억 달러), 애플(52억8590만 달러), 마이크로소프트(41억4100만 달러), 나스닥100지수를 3배 레버리지로 추종하는 TQQQ(36억854만 달러), 알파벳(27억5765만 달러),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등락률의 3배를 추종하는 SOXL(25억8882만 달러), 아마존(17억4396만 달러) 등 기술주 중심의 투자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들어 서학개미들은 브로드컴(1억1300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1억482억 달러) 애플(1억 달러), 나이키(8192만 달러), 타이완 반도체 매뉴팩처링 기업 TSM(7629만 달러), 인텔(4573만 달러) 등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며, 꾸준히 기술주 투자에 나섰다.

증권업계는 이번 CPI 둔화로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각종 자산가격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물가 둔화세는 분명 긍정적 뉴스지만, 연준의 금리정책을 포함해 각종 정책과 가격변수의 변화를 알리는 신호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물가 둔화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동시에 경기 침체 우려를 자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미 대선 이전까지 2차 미니 에브리씽 랠리(모든 자산가격 상승)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존재한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TSMC의 어닝 서프라이즈 통해 글로벌 반도체 업황의 재확인 등 미국 증시의 고공 행진을 정당화해주는 요인들이 다분하다"며 "6월부터 시작된 미국 증시의 서머랠리는 7월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byh@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