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 교사 꿈, 돕고 싶어요"…대장암으로 떠난 스물둘 딸의 선물

권태혁 기자 2024. 7. 12.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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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학교는 교사를 꿈꾸다 최근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차수현 생물교육과 학생이 아르바이트로 모은 600만원을 사범대학 후배들을 위해 기부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달 중순 대구대를 찾은 수현 학생의 아버지 차민수 씨는 딸이 교내 샌드위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하며 모은 돈을 교사의 꿈을 대신 이뤄 줄 후배들을 위해 써달라며 대학 발전기금으로 전달했다.

한편 대구대는 사범대학 근처에 있는 한 벤치에 수현 학생의 이름과 추모 문구를 새겨 그의 소중한 꿈을 기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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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차수현 학생, 교내 샌드위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해 번 600만원 기부
"알바로 번 600만원, 교사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전해주세요"
못 이룬 수현 학생의 꿈...사범대학 인근 벤치에 새겨 기리기로
대구대 사범대학 생물교육과에 재학했던 고 차수현 학생./사진제공=대구대

대구대학교는 교사를 꿈꾸다 최근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차수현 생물교육과 학생이 아르바이트로 모은 600만원을 사범대학 후배들을 위해 기부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달 중순 대구대를 찾은 수현 학생의 아버지 차민수 씨는 딸이 교내 샌드위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하며 모은 돈을 교사의 꿈을 대신 이뤄 줄 후배들을 위해 써달라며 대학 발전기금으로 전달했다.

고인은 2021년 교사라는 꿈을 안고 대구대 사범대학 생물교육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입학과 동시에 비보가 날아들었다. 건강 검진 결과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을 진단받은 것이다. 이는 대장이나 직장에 수백~수천개의 선종이 생기는 질환이다. 20여년 전 수현 학생의 아버지도 같은 병으로 오랜 기간 투병했다.

차 씨는 "수현이가 저와 같은 병 진단을 받았을 때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딸에게 이런 몹쓸 병을 물려준 것 같아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다"고 회고했다.

대장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큰 병이었지만 수현 학생은 수술보다 자연치유를 택했다. 대장 수술은 후유증이 크게 남을 수 있는 수술이라 갓 스무 살이 된 여학생이 감내하기는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인은 성치 않은 몸으로도 교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3년간 쉬지 않고 학업을 이어갔다. 문동오 교수 연구실에서 연구 학생으로 활동했고, 교내 샌드위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했다. 그러던 중 병세가 악화해 지난해 말 대장암 4기 진단을 받았다.

힘겹게 투병 생활을 이어가던 수현 학생은 지난달 22세라는 꽃다운 나이에 숨을 거뒀다. 고인은 생전 아버지와 대화하던 중 아르바이트를 통해 모은 돈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수현 학생은 "제가 이루지 못한 꿈을 후배들이 대신 이룰 수 있도록 돕는 데 쓰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아버지는 딸의 '마지막 바람'대로 딸의 아르바이트비를 전액 사범대학에 기부했다. 차 씨는 "교사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을 보면 모두 딸처럼 느껴진다"며 "딸의 소중한 뜻이 담긴 이 돈이 교사의 길로 나아가는 학생들에게 작게나마 응원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문 교수는 "10대 시절 '우리들의 천국', '내일은 사랑'과 같은 드라마를 보며 대학 생활을 꿈꿨고, 지금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며 "지금 학생들에게 대학은 우리들의 천국인지, 또 내일은 사랑이 있는지 궁금했던 적이 있었다. 수현이를 만나고 나서야 대학이 사랑과 행복이 넘치는 천국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대는 사범대학 근처에 있는 한 벤치에 수현 학생의 이름과 추모 문구를 새겨 그의 소중한 꿈을 기리기로 했다.

고 차수현 학생의 이름과 추모 문구가 새겨진 벤치./사진제공=대구대


권태혁 기자 taeh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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