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높아지는 인건비에 “내가 더 일해야”…소상공인·자영업자 ‘한숨’
최저임금위원회가 12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7% 오른 1만30원으로 결정하자 소상공인·자영업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고금리·고물가에 소비 위축까지 겹쳐 이미 한계 상황에 내몰린 상황에서 추가적인 인건비 인상은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가 지난 3일 ‘역동 경제로 서민·중산층 시대 구현’이라며 소상공인·자영업자 종합대책을 내놨지만 현장에서는 “폐업밖에 답이 없다”는 위기감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인상률은 코로나19 시기인 2021년 1.5%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낮지만 사업주들의 걱정은 크다. 실제 현장에서 적용될 인상률은 훨씬 더 높다는 것이다. 최저임금은 주로 단순 노동을 하는 저숙련 근로자들이 직접 영향을 받지만 임금 하한선이 오르면 전체적인 직원 몸값도 덩달아 오를 수밖에 없는 탓이다.
결국 인건비 부담은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인천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30대 B씨는 “(최저임금 인상) 타격이 상당하다. 안 그래도 요즘 불경기와 물가상승으로 사람들이 외식을 많이 안하는 추세라 매출이 작년보다 20% 떨어졌는데 최저임금까지 상승하면 가게 운영비가 너무 올라 거의 남는게 없다. 자영업자 폐업률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가게 운영하는 데 있어 지출을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인건비밖에 없어 아르바이트생을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30대 C씨의 경우, 전체 운영비 지출의 30%가량을 인건비(식대 포함)에 쓰고 있다. C씨는 “최저임금이 1만원을 넘어가면 아르바이트생들의 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밖에 없다”며 “피크 시간인 1시부터 4시까지는 현재 두 명이 일하고 있는데, 피크 시간 마지막 한 시간은 근무자를 한 명으로 줄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영상의 한계로 누군가는 최저임금으로 수혜를 입겠지만 결국 또 다른 누군가는 그만큼 피해를 입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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